Elle girl 김희원 패션 에디터

늘 흠모의 인기 직업이자 TV 매체의 인기 메뉴였으나 진정한 낯빛은 가려져온 잡지 에디터. 장막을 거두니, 악마는 프라다를 입지 않았다.

사진 _ 이도영(pius 스튜디오)
“제가 워낙 소녀스러운 걸 좋아해요.”라고 웃으며, 걸(girl) 잡지와의 찰떡궁합을 너스레 비추던 김희원 에디터. 여러 잡지를 유랑하다가 엘르 걸에 정착한 그녀는 인터뷰 내내 티 없이 웃고 농담을 하다가 마치 블랙홀에 빠진 듯 진지한 눈빛으로 무거운 인내심을 강조했다.
럽젠Q : 어떻게 해서 잡지 기자가 되었나요?

대학교 4학년 때부터 운 좋게 한 잡지사의 인턴으로 일을 시작하게 됐고 이후 몇몇 잡지사를 거쳐 <Elle girl>로 옮긴 지는 10개월 정도 됐어요. 대학 때부터 에디터에 관심 있었던 건 아니고 스타일리스트로 일하고 있는 친한 친구의 우연한 조언으로 이쪽에 발을 들이게 됐는데, 그게 천직이었던 것 같아요.

럽젠Q : <Elle girl>의 잡지 성격을 정의한다면요?

<Elle girl>은 아쉐뜨아인스미디어에서 내고 있는 소녀 패션지에요. 1020세대 여성을 위한 패션지를 표방하고 있지만, 20대 이상부터 심지어 남성분들까지 폭넓게 구독하고 있습니다. 걸 잡지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일반 패션지와는 구별되는 점이 많아요. 화보도 멋지고 화려한 것보다는 실용성에 좀 더 중점을 두고 기획하고, 패션 외에도 젊은 층이 관심을 가질 만한 여러 가지 정보를 제공하죠. 이를테면 믹스매치에 관한 미니화보라든가, 파워 블로거 인터뷰라든가 그런 것들요.

럽젠Q : 잡지사의 경향은 어떤가요?

<Elle>와 <Elle girl>, <LUEL> 등을 내고 있는 잡지사 아쉐뜨아인스미디어는 Elle TV같은 채널을 만들기도 하고, 인터넷 동영상을 만들기도 하는 등 ‘멀티미디어’에 대한 관심이 다른 잡지사에 비해 많아요. 현장에 늘 영상팀이 동행하고, 에디터들에게도 영상과 연계할 수 있는 기획을 하도록 장려를 많이 하는 편이거든요.

럽젠Q : 에디터란 직업의 장점을 꼽는다면요?

일단은 머릿속의 영감을 밖으로 내어 기획하고 팀을 꾸려 일하는 게 너무 좋아요. 사람들을 만나는 스트레스도 별로 없는 편이죠. 에디터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회사에 붙어 계속 잡지를 만드는 직업은 아니에요. 오히려 기획에 따라 여러 기술자를 모아 조정하는 프로듀서 같은 성격이 강하죠.

럽젠Q : 에디터의 고충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전체를 관리해야 하니 신경 쓸 게 너무 많아요. 화보 컨셉트 설정은 물론이고, 촬영 장소나 모델 선택, 잡지에 실제로 실릴 레이아웃, 심지어는 작은 소품 하나까지도 신경 써야 하니까요. 만나야 하는 사람도 패션 홍보 대행사부터 PR 당자, 포토그래퍼, 모델, 일러스트레이터, 디자인 담당자 등 셀 수도 없죠.

럽젠Q : 촬영할 의류나 소품은 어떻게 섭외하나요?

해외 잡지사는 잡지사 건물 내에 쇼룸(Show room)이 구비되어 있어서 한눈에 샘플을 볼 수 있지만, 구조적으로 차이가 있는 국내 잡지사는 의상을 대여해 촬영해요. 모든 패션 회사를 돌아다닐 수는 없기 때문에, 여러 패션 회사의 샘플을 모아 홍보하는 대행사에서 컨셉트에 맞는 의류 샘플을 골라 예약하죠. 보통 금전 관계는 없어요. 자사 의류를 홍보해주니까요. PR 담당자가 자신의 브랜드를 노출할 목적으로 먼저 저희에게 접촉하는 경우에는 패션사에서 돈을 내죠. 이를 유가화보라고 부릅니다.

럽젠Q : 촬영은 어떤 식으로 진행되나요?

기획에 따라 전체 레이아웃부터 활자체 하나까지, 내부 디자인 팀과 미리 상의해놓아야 해요. 디자인 팀에서 제 디자인에만 매달릴 수가 없기 때문에 기사 마감 날짜를 협의해 놓아야 하죠. 의상과 컨셉트에 맞는 모델을 찾아 섭외까지 끝나면, 포토그래퍼와 시안 상의를 해요. 어떤 컨셉트로 화보를 찍겠다는 가안을 나누죠. 촬영 장소까지 서로 상의해서 협의하고요.

럽젠Q : 패션 에디터가 되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과 경로는 어떻게 되나요?

요즘은 에디터 지망생의 수준이 너무 뛰어난 것 같아요. 영어도 잘하고, 패션 공부도 많이 하고요. 하지만, 자신이 어떤 기사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 어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자신만의 색깔이 분명한 포트폴리오를 지금부터 준비하는 게 좋겠죠.

럽젠Q : 어떤 경로를 통해 에디터가 될 수 있나요?

경로는 사실, 약간 애매합니다. 크게 공채를 통해 뽑히는 경우와 어시스턴트로 시작해 에디터가 되는 것으로 나눠볼 수 있죠. 하지만 사실 공채는 빈자리가 생겨야 뽑는 현실이고, 현장 전반에 대해서 확실하게 알고 시작하는 어시스턴트가 에디터 일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럽젠Q : 패션 에디터를 꿈꾸는 학생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요?

요즘 학생들은 너무 많은 걸 갖추고 있는 것 같아요. 영어 능력은 물론, 파워 블로거가 된다거나 기자 아카데미를 수료하는 것 역시 중요하죠. 기본을 갖췄다면, 이제 필요한 건 감성과 무거움이라고 생각해요.

럽젠Q : 감성과 무거움이란 무엇을 뜻하죠?

비주얼을 만드는 것이 주요 업무 중 하나인데, 감성은 빼놓을 수가 없는 부분이겠죠? 어릴 적부터 이사를 많이 다니면서 여행을 참 많이 했는데, 기획하면서 어릴 적 봤던 풍경이나 장소들이 문득문득 떠오를 때가 많거든요. 다양한 것을 보는 게 도움이 돼요. 그리고 무거움은 인내심을 뜻해요. 사실 에디터가 바람처럼 가볍게 이리저리 다니는 이미지의 직업이라고 생각하는데, 굉장히 다양한 스트레스를 받는 직업이에요. 이쪽으로 발을 들였다가 자신의 예상과 다르자 금세 그만둬버리곤 하는데요. 그렇기에 에디터에게 필요한 건 무거운 인내심이라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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