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현┃이상적인 사회를 만드는 다크호스

가톨릭대 경영학과 07학번

‘기쁨’이라는 뜻의 ‘딜라이트’ 이름으로 보청기 사업에 뛰어든 한 사람. 취업 준비를 박차고 회사를 차린 이력의 저돌적인 사장. 김정현은 싱싱한 아이디어와 추진력으로, 이상적인 사회로의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그를 만나기 전, 매서운 눈초리의 깐깐한 태도를 지닌 사업가의 이미지를 상상했다. 아서라! 우매한 지레짐작이었다. 수수한 옷차림에 너털웃음을 짓는 그의 모습은 사장이라기보다는 보통 대학생에 가까웠다. 하지만, 그의 머리는 평범한 대학생이라고 치부하기 곤란했다. 이상적이면서 기발한 사업 구상들로, 단순한 돈벌이로의 사업이 아니라 사회의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을 도와주는 사회적 기업을 목표로 하고 있었으니까. 그는 이 목표를 향해 ‘딜라이트’라는 회사 보청기 사업을 첫 번째 프로젝트로 진행 중이었다

고등학생이 사업하면 안되나?

그가 사업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것은 고등학교 2학년 무렵 전자제품과 명품, 향수 등을 유통하는 일을 하면서다. 덕분에 그는 대학 진학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돈을 벌면서 굳은 일이란 일은 모조리 경험한 그에게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뒤늦게 22세에 대학에 입학하면서, 그는 그동안 생각했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사회적 기업을 연구하는 ‘넥스터스’ 단체에서 활동하면서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했다.

사회적 기업에 대한 생각은 줄곧 해왔는데,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 게 싫었죠. 지금 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저에겐 큰 결과물이에요.

그가 사업을 시작한 것은 사회에 대한 약간의 반항심리도 있었다. IMF 외환위기 시절에 겪은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그는 온전한 품 안의 자식으로 자라지 못했다. 사립초등학교에 다녔던 그는 등록금을 낼 수도, 준비물을 챙기지도 못한 아이였다.

결과에 상관없이 기회는 동등하게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가난하고 돈 없는 사람 모두가 도박하거나 게을러서 그리된 게 아니거든요. 누군가는 자식을 위해 평생을 헌신한 독거노인이나 경제활동을 할 수 없는 어린이 등을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딱 34만원의 보청기 딜라이팅!

그의 보청기 프로젝트는 한 개에 2백만원을 호가하는 보청기의 가격을 낮춰 저소득층에게만 판매하는 사업이다. 보청기를 개인 맞춤형이 아닌 기성품화시키는 과정을 통해 생산원가나 유통비용, 순수익을 줄여 가격 거품을 확 줄인 것. 그런데 왜 하필 가격이 34만원일까?

청각장애가 있는 분에게 정부가 지원하는 금액이 34만원이에요. 그 돈에 맞추어서 판매한다면 보청기가 있어야 하는 분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겠다고 생각했죠.

‘딜라이트’ 사무실에는 그 외에 2명의 대학생이 더 있다. ‘돈이 없어 듣지 못하는 외로운 사람이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일념 하에 모인 이들은 2009년 마포청년창업센터에서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뒤 현재 모교인 가톨릭대 앞에 사무실을 하나 더 차렸다. 그는 학업에 대한 욕심 역시 버릴 수 없던 걸까?

아예 사무실을 학교 앞에 둔 이유는 시간이 부족해서요. 일반 학생처럼 수업에 열성적으로 참여할 순 없지만, 학업도 놓칠 수 없으니까요.

대학생이라는 신분으로, 창업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학교에 다니면서 사업을 준비하고 운영하는 것은 늘 시간 싸움이었다. 그와의 미팅을 기다리는 사람이 늘 대기 중이란 것은 거짓말이 아니다. 그의 사전에 할 수 없다는 포기의 순간도 쌓여갔지만, 그는 해야 할 이유를 만들어가면서 열정과 확신으로 회사를 이끌어갔다.

대학생은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고, 앞으로도 그것을 누릴 사람들이잖아요. 그들이 자기 안일만 생각하고 서로 경쟁만 팽배한 문화는 조금 바뀌어야 하지 않나 싶어요.

‘딜라이트’의 다음 행보는 임플란트다. 많은 사람이 필요로 하지만 엄한 가격 때문에 엄두를 못 내는 데다가 실현 가능한 사업 아이템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형식적인 봉사활동이 아닌 실질적인 편리함을 주고 싶은 그의 생각은 사회에서 훨훨 날개를 펼치고 있다. 그는 밝은 사회와 소통하는 전도사였다.

딜라이트는 계속될 거에요. 앞으로도 사회의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는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그 문제들은 사회와 소통하면서 해결해야 하겠죠. 사람들과 함께 문제를 제기하고 함께 풀어갈 때, 딜라이트가 그것을 대행하는 역할을 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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