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석 l 여러 우물을 파는 도전가

한 우물을 파라던 시대가 있었다. 여기 여러 우물을 파다가 한 길을 찾은 사내가 있다. 팔딱팔딱 살아 있는 청춘, 김용석 씨다.

하나가 아닌 다양한 우물을 파다

김용석 씨 인생의 최근 성과라면, 작년 LG글로벌챌린저에서 영예의 대상을 거머쥔 것이다. <퍼스트 펭귄> 팀으로 출전한 그는, ‘공병 재활용’이란 주제로 독일을 비롯해 유럽 국가를 순항한 끝에 LG 입사 자격과 두둑한 상금을 받았다.

4년 전 우연히 한 커뮤니티에서 LG글로벌챌린저를 접하고 막연하게 계획했는데, 좋은 친구들을 만나게 되었죠. 무엇보다 전체 기획을 직접 짤 수 있다는 것에 매료되었어요. 입사 자격의 혜택이나 상금은 사실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참신한 주제였기 때문이겠죠? 운이 정말 좋았다고 생각해요.

기차 시간이 맞지 않아 입석에서 새우잠을 잘 때나 탐방 보고서 정리한 시간을 떠올리면 지금도 머리가 지끈하다. 하지만 취업대란인 요즘 같은 차가운 현실에, 대기업 입사자격의 기회는 그에게 따뜻한 장갑과도 같았다.


‘LG글로벌챌린저 2011’의 시상식 현장을 다시 보고 싶다면?
http://www.lgchallengers.com/value/popup_news/20111115glob


학창 시절부터 공부보다는 다양한 방면을 직접 경험하고 즐기던 그는 늘 ‘넓지만 얕게 안다.’라는 말을 들으며 자랐다. 한 가지가 아닌 다양한 우물을 팠던 게 김용석 그 자신이었다.

공부를 정말 월등히 잘하는 사람과 공부 이외의 것에 관심을 두는 사람이 있잖아요. 저는 후자에 속하는 편인데, 집안 분위기와 공부를 잘하는 친누나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동시에 책임감도 느꼈죠. 자신감을 갖지 못했다는 게 맞을 거예요.. 결국 제가 다양한 인간관계를 쌓고 새로운 것을 직접 경험하는 삶의 방식에 확신을 한 건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김용석 씨가 다양한 인생 경험에 박차를 가하게 된 계기는 UN 한국 대표부로 뉴욕에서 인턴을 경험한 것이었다. 글챌을 만나기 전인 2010년 여름, 그는 오토바이 조립 및 수리부터 마라톤, 히말라야 트래킹까지 다양한 경험과 도전정신 등을 인정받은 덕분이었다.

제겐 영어를 굉장히 잘한다거나 컴퓨터 프로그래밍이 뛰어난다든지 하는 한 가지 특출한 장점은 없었어요. 오히려 인턴 경험이 있는 친구들의 실력이 워낙 뛰어나 제가 위축될 수도 있었죠. 하지만 팀 전체의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사교적인 성격 덕분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었죠.

이후 한 우물이 아니더라도 자신만의 길을 얼마든지 만들어 갈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된 김용석 씨. 그는 일주일에 한 번씩 ‘액션스 러브’라는 봉사 단체에서 몸이 불편한 친구들과 시간을 함께 보내는 자원봉사 활동도 실천했다. 다양한 재료로 잘 버무려진 한 그릇의 비빔밥이란 수식어가 어울리는 그의 원동력은 과연 무엇일까?

여유에요. 덕분에 취업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다른 길도 볼 수 있는 마음가짐을 선물 받은 거 같아요.

평발이 이끌어준 넓은 세상으로 스며들다


사실 그는 조금만 오래 걸어도 지쳐서 걷기 힘든 ‘평발’이라는 콤플렉스가 있다. 이 때문에 학창 시절 친구들과 축구나 농구를 해도, 금세 지치기 마련. 그런데 이게 웬일. 아이러니하게도 평발 때문에 자유롭지 못했던 그는 오히려 마라톤에 욕심을 가지게 되었다.

뭔가 하나를 제대로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고, 마라톤을 하기 위해 매일 아침 2시간씩 달렸어요. 평발 때문에 처음엔 10분도 채 못 뛰었는데 조금씩 나아졌죠. 10km, 20km를 달리고 결국엔 완주에 성공했어요. ‘하면 된다.’라는 말, 이때 느꼈죠.

그에겐 베이징 마라톤, 보스턴 마라톤 등 세계적인 도시에서 열리는 대회에도 참가하는 것이 꿈이다.


마라톤 완주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그는 또 다른 세상으로 뛰어들었다. 네팔에서 시작한 히말라야의 안나푸르나 트래킹의 여정을 떠난 것. 고산지대에서 추위와 싸우거나 축축한 침낭 속에서 새우잠을 자던 한 달간의 여정은 고스란히 경험이라는 재산이 되었다.

더 이상 평발은 제게 문제가 되지 않아요. 오히려 도전할 수 있고, 더 넓은 세상으로 이끌어준 존재라고 할 수 있죠. 이 녀석이 아니었다면 이런 경험을 마음먹기도 쉽지 않았을 거예요.

세상을 사는 정답, 나만의 길을 발견하는 것


그는 지난 4월부터 친 동생과 함께 양말 사업을 진행 중이다. 유난히 양말에 관심이 있어서, 해외만 나갔다 하면 독특한 양말을 사오기도 했다. 한국에서 양말이 중요한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을 거란 그의 판단은 적중했던 걸까. 직접 디자인을 하고 자신의 이름을 내건 양말 브랜드는 현재 내로라하는 유명 편집 매장에 모두 입점해 있다.

처음 양말을 공장에서 찍어내는 데에만 6개월 걸렸어요. 공장을 알아보러 다니고 제품도 수정하고•••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하려니, 막막한 것이 한두 개가 아니더라고요.

처음엔 양말이 똑바로 포장되지 않은 채로 공장에서 나온 적도 있었다. 더구나 다음 날 당장 매장에 제품을 넣어야 했던 때였다. 울며 겨자 먹기로 동생과 8백 켤레의 양말들을 포장하며 밤을 꼴딱 지새웠던 그날의 기억은, 이제는 즐거운 안줏거리다. 한 번은 패션잡지에서 그들의 양말을 우연히 보게 된 영국 디자이너가 독특한 디자인에 끌린 덕분에,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의 전시 경험도 누릴 수 있었다.

앞으로 해외 수출도 계획하고 있고, 직원도 채용하게 되었어요. 사실 양말을 좋아해서 동생과 조그맣게 시작했던 일인데 이렇게 일이 커질 줄은 몰랐어요. 공부로 안정된 자리를 잡기 바라던 부모님도 조금씩 저를 인정해주셔서 뿌듯해요. 무엇보다 저 자신만의 길을 찾아 나가고 있어서 기분 좋습니다.



김용석 씨는 쉴 틈 없이 달리고 있다. 그 길이 분명히 대다수 사람이 향하는 길은 아닐 것이다. 지금까지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자신만의 정답을 발견했고, 이젠 그곳을 바라보겠다는 이 사람.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선 그의 뒷모습을 보며 10년 후엔 어떨지 자못 궁금해진다.

삶을 살아가는 데에는 한 가지 정답이 있는 건 아니에요. 지름길, 비밀 통로 등 다양한 길이 있거든요. 저 또한 그 길 중 하나를 발견한 것뿐입니다. 최대한 많은 경험과 도전을 하세요. 우린 청춘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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