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대장정] 국토의 숨은 절경을 가슴에 품고

 

 
 
 
  이벤트 집중 공략기간 마지막 날. 21Km라는 간단한(^^;;) 행군을 마치고 환자 없이 무사히
숙영지로 도착하다.
오늘은 문경새재를 넘어 단양으로 들어왔다.
‘문화의 도시, 관광의 도시’라는 간판을 온통 내건 단양의 경치는 이제까지 지나왔던 곳 중에서는 최고였다. 깨끗하고 단아한
곳. 자연스러웠지만 또한 정리가 잘 되어있는 고장이라는 느낌이 든다. 시내 곳곳 마다 단양의 특산물, 관광지 등을 소개해
놓았고, 남한강을 끼고 지나는 주택가도 참 운치 있어 보였다. 예상보다 빠른 걸음으로 일찍 도착한 숙영지, 너무나 반가운
손님들이 기다리고 있다. 전체 대장정 기간 중반에 접어들다보니, 선배 기수들의 응원 행렬이 끊이질 않는 것이다.
   

3기 선배들. 국토지기 전체회장 상훈오빠를 포함해 제일 친한 마시마로 진형오빠, 정연언니, 그리고 곰팅이
진성오빠, 교수님 지성오빠, 또 다른 곰팅이 윤경이, 경환이가 숙영지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첫날 해남 출발지에서도 응원해 주었었던 반가운 얼굴들. ‘국토지기’에 심한 중독증상을 보이는 이 국토지기
선배기수들. 참으로 반가웠다. 바쁜 시간 내어 시골 골짜기 한 작은 초등학교 숙영지에 힘들게 찾아와 준
그 고마움을 어찌 말로 표현하라. 단지 생각한다. 다음 기수들한테는 내가 보답하리라고. 그리고 국토지기는
영원할 것이라고..

어제 비 때문에 하지 못한 이벤트를 오늘 했다.
오늘은 남녀 축구게임. 양팀 인원 남녀 각각 10명씩. 남자는 발로, 여자는 손으로 플레이하기. 이벤트이기에
단조로울 줄 알았던 축구게임은 의외로 혈전이다. 계란 한판과 스팸 다섯통을 상품으로 내건 게임에 모두가
진지하다.시작 10분만에 부상자가 생기고, 남자보다 더 이 악물고 뛰는 여자 지기들. 남자들 말이 맞는
것도 같다. 국토지기에 ‘여자’는 없다고. ^^;;

힘든 행군을 마치고 난 오후, 94명의 인원이 세시간여 동안 축구게임을 했다라고
하면 그 누가 믿을까? 우리는 강하다. 우리는 젊다. 우리는 생각하고 즐긴다. 그래서 우리는 국토지기다!!
홀수팀, 짝수팀으로 나눈 축구게임에, 축구경기도 응원전도 모두 홀수팀이 이겨 오늘 저녁 홀수팀의 식탁은 푸짐했다.
스팸을 잘라 계란 묻혀 구워먹는 고소한 냄새에 마냥 신이 난 하루, 오늘도 흥겹게 하루가 지나간다. 새삼 모든
것에 감사하게 된다.
 
 
국토지기 구호 준비!! 앗싸~
‘젊음이 있기에 도전이 있고, 도전이 있기에 국토지기가 있다’
짝짝 짝짝짝 짝짝짝짝 짝짝!!
매일 아침 완전무장을 한 채 행진을 나설 무렵 어김없이 하는 우리 국토지기 구호다. 이 말이 참 좋다. 정말이지
젊음이 있기에 이러한 도전이 있으며, 그러한 도전이 있기에 우리 국토지기가 존재하는 것이다. 많이 힘들 때
언제나 힘이 솟게 하는 우리의 구호. 오늘도 역시 비장한 각오로 힘찬 구호와 함께 행진 길에 오른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단양이다. 남한강을 끼고 돌아가는 행진대열. 소백산이 보이고 온통 푸르름으로 그득한 곳.
‘역사와 문화의 고장, 아름다운 관광 丹陽’이라는 푯말이 유난히 눈에 띈다. 작은 산을 넘어 정상에 달했을
무렵, 구름과 맞닿아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너무나 파란 하늘 아래, 산과 구름과 맞닿아 있는 기분. 온통
땀에 젖은 채 헉헉거리며 올라온 그 곳에서 내비친 자신의 모습은 아름다웠다. 푸르른 절경과 함께 어우러진 나
스스로의 모습. 그리고 우리의 모습. 젊었고, 자연보다 더 푸르렀으며 몹시도 자랑스러웠다.

 
  33Km 행진을 마치고 단양 별방이라는 곳의 한 작은 교회에서 힘겨운 여정을
풀었다. 습진으로 잠시 행진을 할 수 없는 득남이를 제외하고 모두 완주. 우리 귀염둥이 두더지 상일이의
생일이라 저녁 늦게 생일빵을 하고, 또다시 이어진 3기 상범오빠 명섭이의 응원방문. 군대 첫 휴가
나온 명섭이가 제일 먼저 들른 곳이 여기란다. 길지 않은 첫 휴가에, 이 먼 곳까지 서둘러 찾아와준
명섭이에게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한다.
 
 
내일은 최장거리 행진이 있는 날이다. 모두가 약간씩은 긴장된
표정. 잘 할 수 있겠지. 모두 다 잘 할 수 있겠지. 얼른 자야겠다. 힘든 행군이 이어질테니…
     
  기상!!이라는 고함소리에 잠에서 깼다.
평소 같았으면 졸린 눈 비비며 잠시 동안 이라도 침낭 속에서 꾸물대고 있었을테지만, 오늘은 30분 이른 5시 기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벌떡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1, 2, 3, 4기 통틀어, 국토지기 사상 최대 행진거리. 47.9Km.. 야간행군으로까지
이어지는 오늘의 행진코스. 혹여 낙오자가 생기지는 않을까, 야간행군 하다가 혹시 사고라도 나지 않을까. 행진팀, 기장,
지기들 모두 걱정하는 눈치다. 하지만 가장 걱정스러운 것은, ‘과연 내가 그 장거리를 걸어낼 수 있을까?’ 라는 것.
여느 때보다 더 힘차고 비장한 구호를 외친 후, 먼 여정의 행진을 시작한다.
힘이 든다. 마음이 무거워서일까. 쉽게 숨이 턱에 차올라 헉헉거리고 발걸음은 더디다. 거기다 햇볕은 왜 그리도 지독하고
잔인한지. 무차별적으로 쏘아대는 햇볕 공세는 견디기 힘들다. 수십 번도 넘게 지원차량에 탈까 생각했다. 이대로 쓰러질지
않을지. 쓰러진다면 많은 지기들이 걱정할 테고 심적으로도 다들 불안해질 텐데.. 차라리 차에 타버릴까. 어떻게 해야할까?
지독한 무더위 속에서 수십 번도 넘게 갈등하며, 주위를 돌아볼 여유도 없이 앞만 보며 힘들게 힘들게 발걸음을 옮겨본다.

앞만 보며 열심히 걸어 어느새 당도한 곳은 ‘강원도’였다.
‘어서오십시오, 여기서부터 강원도입니다’ 라는 푯말. 우리의 행진 마지막 도인 강원도라니.. 믿기지 않는다. 도대체가
믿기지 않는다. 어떻게 해남에서 여기까지 왔단 말인가. 얼만큼, 얼마만큼 억척스럽게 걸어서 이까지 왔단 말인가. 자연스레
탄성을 자아내게끔 하는 강원도의 이정표를 오랜 동안 바라보며, 다시금 힘찬 발걸음을 내딛는다. 조금만 더 걸으면 종착역이기에.

아침 20Km, 오후 16Km. 단 한명의 낙오자도 없다. 가장 힘들다는 오늘의 행진에 단 한명의 낙오자도 없다니.
각자 스스로가 단단히 각오 했었나보다. 단단히 정신무장을 했었나보다. 꼭 해내리라고..

오후 행진이 끝나고 강원도 영월의 한 초등학교. 너무나 아기자기 예쁘게 꾸며진 초등학교
앞 냇가에서 개구쟁이같이 물놀이하며 오늘 하루, 너무나 힘겨웠던 무더위를 식혔다.저녁 잠깐의 단잠을 청한 뒤,
9시경 드디어 야간행군을 시작했다.
벌써 사방은 어두워졌고, 어느새 지독하던 무더위는 사라지고 선선한 기운이 돈다. 각자
팔에 야광팔찌 하나씩을 끼고, 행진대열에 올랐다.
‘별보기 행진’이라는 이름아래 계획된 오늘의 야간행진에서 별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 지독하던 낮의 태양이 무색하게 날씨가 갑자기 흐려졌으며, 별은 구름에 가려 보이질 않았다. 모처럼만에 맞아보는
선선한 밤 기운에 모두가 신이나 떠들며 이어진 야간행렬. 준비해간 간식을 먹으며 잠깐의 휴식을 취했고, 우리는
국토지기라는 자부심에 힘찬 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자정이 넘고 어느새 지쳐버린 우리의 걸음. 어두움과 피곤함에 잠식되어 삽시간에 힘겨워져 버린 우리는, 을씨년스런
바람과 함께 강원도의 한 산자락을 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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