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대장정] 국토대장정 나와 우리를 찾아가는 여정

 

 
   
 
행진 셋째날
선선한 바람 불어오던 날, 여전히 새벽 5시 30분 기상, 밥 먹고 세안하고 뒷정리하고 오전 7시 30분 행진을 시작했다.

어젯밤은 비교적 잘잤고, 다행히 모기도 도와줘서 편안한 밤을 보냈다. 밤새 갑자기 비가와서 학교운동장에 쳐 놓은 우리조
텐트 한쪽이 쓰러져버렸기는 했지만.. 텐트 쓰러진 것도 모르고 잔 정도면 상당히 숙면을 취했음에 분명하리라. 전날밤의
숙면탓에 오늘은 무사행군. 차밭으로 유명한 전남 보성 입성!! 반가운 소식이 기다리고있었다.
보성군에서 절실히 필요했던 쌀과 라면, 그리고 김치를 스폰해주신 것. 제대로 된 김치를 맛본지가 며칠째였는지.. 보성
녹차 김치의 맛은 탁월했다. 모두들 맛보시길.. 온통 푸르른 보성의 경치를 감상하면서 비교적 한산하게 행진했던 덕분에
무척이나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또 하나. 숙영지 텐트 치고, 저녁 식사 한 다음 마니또 게임이 이어졌다. 내 마니또.
동갑내기. 부산남자. 건실한 청년.만족한다. 내일부터 정말 잘해줘야지. 힘들때, 누군가를 남몰래 도와줄 수 있다는 것.
도움을 받고 도와주고…..
 
그렇게 우리는 함께 끝까지 갈 것이다.
비교적 편한 행진 탓이었을까. 쉽사리 잠들수 없었던 난, 이런저런 생각에 잠겼다. 도대체 왜?? 왜? 왜?
대장정을 시작하게 되었을까? 한달의 힘든 여정이 끝나고 나면 무엇이 남아 있을까? 이제까지의 ‘나’는 무엇이었나?
무엇을 위해, 이.렇.게.힘.들.게.걷.고.있.나? 언제쯤 해답을 찾을 수 있을까??

   
 
  행진 넷째날. 비교적 선선했던 며칠간의 날씨와는 반대로 무척이나 햇볕 쨍쨍한 날이었다. 작열하는 태양속에서, 아스팔트
위를 걷는것은 가히 고문이었다. 7Kg의 배낭을 메고 무거운 침낭을 이고 걷는 우리 국토지기의 대열은 위대했다. 하지만
탈진 현상으로 그대로 쓰러져버린 대구지역 선미. 악으로 버티며 힘들게 걸어온 길. 마침내 중식지에 도착한 선미는, 탈진
현상으로 지독한 햇볕 아래 그대로 쓰러져버렸다. 온몸이 굳어버려 움직일 수도 없는 상태. 급히 응급치료를 하며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마침내 기운을 차렸다. 견디지 못할 만큼의 지독한 태양. 온몸을 채우는 땀방울, 상처 투성이 다리를
이끌고 힘들게 힘들게 숙영지로 향했다.
 

오늘은 낙오자가 많다. 날씨가 날씨인 만큼..옆에서 힘들어하는 모습은 정말 보기 힘들다. 극한 상황 속에서 마음이 많이
약해진 탓이다. 솟아오르는 눈물.. 아픔 속에서, 후회 속에서, 그리고 의지 속에서 한바탕 눈물을 쏟아버렸다. 다시금
일어나야지. 내일 아무리 뜨거운 태양이 기다리고있다 하더라도, 끝까지 걸어갈 것이다.
 
 
 
행진 다섯째날. 한바탕 눈물을 쏟고 난 새벽이라 일어나기가 무척 고통스러웠다. 여전히 이어지는
생각들. 이제까지의 삶에 대한 반성. 지금 내가 국토대장정을 하고 있는 이유, 당위성 등등의 추상적인 생각에서부터, 오늘은
또 어떻게 걸을까, 몸은 천근만근인데 어떻게 텐트치고 밥해먹고 30키로 이상을 걸을 수 있을까 등등의 눈앞에 닥친 걱정까지..
하지만 그런 몹쓸 생각들은 잠시 접고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기상!!’이라는 우렁찬 소리와 함께. 다행히 어제 쓰러졌던 선미도 괜찮아 보인다. 모든게 정신력이라 생각하며 악으로
깡으로 버티기로 작정하고 무거운 베낭을 들쳐메고 행진길에 올랐다. 어제보다 더 무더운 더위. 좁은 길, 백여명의 대열
속에서 ‘우리는 하나’를 외치며 걷고 또 걸었다. 순천을 출발해 광양까지 무사히 도착. 중간에 많이 힘들어하는 지기들도
많이 있었지만, 끝끝내 포기하지 않고 무사히 도착했다. 하루하루 버티어낸다는 기분으로 하루하루 날짜를 지워나간다. 이제
남은기간 23일. 괜찮다. 괜찮다. 다 괜찮다.라고 속으로 수없이 되뇌어보며 오늘도 걷는다. 광양 유원지의 밤하늘은 무척이나
이쁘다. 스산한 바람과 함께 잠시 뒤척이다 오늘도 역시 새벽녘이 되어서야 잠이 들었다. 내일은 그야말로 강행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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