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학생, 가려고요? – 1탄 덴마크 교환학생 조홍근

환상과 현실 사이 외지로 훌쩍 떠난 교환학생의 사적인 고백들. 거품을 쏙 빼고 진짜만 담았다.

기획1_ 덴마크 교환학생 조홍근 | “떠나는 확실한 목표, 세웠나요?”
기획2_ 미국 교환학생 김신비 | “힘들지만, 완주할 가치가 있어요.”
기획3_ 중국 교환학생 정현진 | “그 나라와 언어를 아는 만큼 얻어가요.”

조홍근 is

애초에 덴마크로 가려던 건 아니었다. 본인의 명징한 목표 아래 덴마크가 들어온 것일 뿐. 조홍근은 ‘부딪치는 만큼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교환학생을 칭송했다.
서울대학교 기계항공공학부 12학번 | 코펜하겐의 올보르 대학교(Aalborg University)에서 2014년 2월~6월 교환학생

덴마크 교환학생 Keyword 3

유학에 대한 동경이 교환학생으로 이끌다

Q. 교환학생을 하겠다고 결심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대학에 들어와 처음으로 친해진 선배가 졸업 후 하버드 대학으로 유학 가는 걸 보게 됐어요. 유학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생긴 차에, 교환학생을 준비하던 친구에게 자극받아 결심하게 됐죠. 교환학생이 유학 생활을 미리 경험할 기회라 여겼거든요. 후기를 보니, 이 생활은 학업뿐 아니라 여행도 많은 비중을 차지하더라고요. 여유롭게 공부도 하고 여행도 하다니, 교환학생은 제게 필수 옵션 같았죠.

Q. 덴마크는 교환학생으로 자주 가는 나라는 아닌데, 이곳을 택한 이유가 있다면요?

제가 가고 싶은 곳을 고르는 기준은 3가지였어요. 첫째, 영어가 통하는 나라일 것. 둘째, 스케일이 큰 스키장이 있을 것. 셋째, 살기 좋은 도시라고 선정된 곳일 것.

Q. 영어가 통용되는 나라란 조건 외 다른 2가지 조건이 좀 특이하네요?

제가 워낙 스키 타는 걸 좋아해요. 외국의 유명한 스키장을 활보하는 게 꿈이었죠. 스키만 타러 외국에 가는 건 쉽지 않지만, 스키장이 있는 지역에서 생활하면 쉽게 접할 수 있잖아요? 세 번째 조건은 궁금증 때문이었어요.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의 순위 중 서울은 늘 하위권에 머물더라고요. 대체 살기 좋다고 하는 곳은 얼마나 좋을까? 직접 가서 느끼고 싶었죠.


덴마크의 올보르 대학교. 학생이 이용하는 2동의 건물은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학교가 바닷가에 위치해 늘 전망은 수준급.

Q. 이 모든 조건이 충족된 나라가 덴마크인가요?

사실 처음엔 밴쿠버에 가고 싶었어요. 아쉽게도 제가 지원하는 학기에는 밴쿠버에 있는 학교에서 교환학생을 선발하지 않더군요. 덴마크는 차선책이었어요. 덴마크의 코펜하겐이 살기 좋은 도시로 유명한 데다가 서울과 달리 인구 밀도도 낮은 여유로운 곳이니까요. 마침 이곳에 지원하면 학교에서 지원금도 제공해주더라고요. 아쉬운 점이라면 근거리에 스키장이 없다는 것인데, 쉽게 갈 수 있는 주변국에 유명한 스키장이 있어 큰 문제는 아니었죠. 여러 조건을 따지니 저와 가장 맞는 곳이라 판단했고, 올보르 대학교(Aalborg University)에 교환학생을 신청했어요.

‘여유’ 빼면 시체, 덴마크의 일상

Q. 교환학생으로서 일과는 어땠나요?

학교생활은 정말 여유로웠어요. 전 올보르 대학교의 IT Communication 전공을 신청했고, 주 3일만 수업을 들었죠. 소위 말하는 꿀 같은 시간표였어요. 수업이 없는 날을 이용해 짧게 여행할 수 있어 더 좋았죠.


조홍근 씨의 교환학생 당시 시간표. 가히 신이 내린 시간표다.

Q. 학교의 시스템이 한국과는 어떻게 달랐나요?

일단 이 학교의 특징은 1학기당 2개의 분기로 나뉜다는 점이에요. 학기의 절반 동안 강의를 듣고, 남은 학기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방식이었죠. 우리나라와 달리 진도나 시간에 쫓기는 강의가 아니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죠.

Q. 수업 자체도 한국과는 많이 다른 방식이었나요?

한국에서 흔히 진행하는 주입식이 아닌 토론식 수업이었어요. 한국 토종(!)인 제게 이 강의는 상당히 신선했죠. 덴마크의 학생 대부분 수업 전에 읽기 자료를 읽고 와요. 그를 바탕으로 교수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수업이 진행되죠. 자연스럽게 대화하다 보면, 그날 배운 것이 머릿속에 정리돼요. 일방적인 지식 전달이 없어도, 자연스럽게 지식이 쌓인다는 점이 신기했죠.


(좌)20명 남짓한 학생이 자유롭게 토론한 교실.
(우)개인 혹은 팀 프로젝트를 위한 공간인 과 독서실. 창가에선 바다가 보인다!

Q. 덴마크에서 생활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자전거! 아니 자전거 도로요. 덴마크는 물가가 비싸다 보니, 사람들이 대중교통보다 자전거를 훨씬 많이 이용해요. 1회 버스 승차비가 최소 4천원 정도거든요. 택시 요금은 한국보다 4배 정도나 되죠. 덴마크의 자전거 도로를 직접 보면, 놀랄 만큼 잘 정비되어 있어요. 시내에는 자전거 도로와 차도, 보행로가 모두 다른 높이로 되어 있고, 자전거를 위한 신호등까지 따로 설치되어 있으니까요. 자전거를 누구나 쉽고 편하게 탈 수 있는 환경이란 점이 인상적이었죠.


덴마크 자전거 도로의 모습. 차도와 보행로가 자전거 도로와 엄격히 구분되어 있다.


한 학기 동안 그가 타고 다닌 애마(?) 자전거.

Q. 교환학생 동안 방문했던 곳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가 있다면요?

역시 샤모니몽블랑(Chamonix-Mont-Blanc) 스키장이요. 제 꿈이 해외의 멋진 스키장에서 스키를 타는 거라고 했잖아요? 학기 초 한 학기 일정표를 받은 후 언제 스키장을 갈지 가장 먼저 고민했어요. 제가 간 샤모니몽블랑은 제1회 동계 올림픽이 열린 유서 깊은 스키 타운이에요. 이곳에서 보낸 3박 4일이 가장 즐거운 기억으로 남았죠.


누군가의 버킷리스트이기도 할, 샤모니몽블랑에서 스키 타기.

덴마크, 이것만은 알고 가

Q. 혹시 애초 교환학생에 대해 가졌던 환상과 달리 아쉬운 점이 있었나요?

많은 외국인 친구를 사귈 수 있을 거로 기대했지만, 그러지 못했어요. 기숙사를 같이 사용한 친구들 외 많이 친해지지 못했죠. 아마도 올보르 대학교가 규모가 작은 편이라 교환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이 거의 없어서인 듯해요. 보통 교환학생을 하면, 그 학교에 파견된 학생들끼리 자주 어울리게 되잖아요? 이곳은 교환학생 자체가 너무 적어 그런 기회가 없었어요.

Q. 덴마크 생활과 비교했을 때 한국이 더 좋았던 점은요?

물가가 비싸지 않다는 점? 덴마크는 대부분 북유럽 국가처럼 물가가 정말 비싸요. 제가 반년 정도 덴마크에 있으면서 외식한 경험이 10번 내외일 거예요. 식사다운 식사를 하려면, 1인당 최소 3만원이 필요하거든요. 간단하게 끼니를 해결하려고 빅맥 세트를 시켜도 1만5천원 정도가 필요하고요. 한국의 외식비도 절대 싼 건 아니지만, 북유럽에 비하면 천국이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Q. 덴마크에는 교환학생은커녕 한국인을 보기 힘들었을 듯한데, 여타 고충은 없었는지요?

제가 있던 곳이 특히 한국인이 적었어요. 자연스레 외로울 때가 많았죠. 한국 음식을 먹을 기회도 거의 없었고요. 한국 음식점을 찾기는커녕 그 재료조차 구하기 힘들더군요. 특히 한국에서 파는 치킨이 그리웠어요. 그나마 KFC 치킨만이 절 위로했다는 슬픈 기억이 있네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제1의 관광 명소로 손꼽히는 니하운(Nyhavn). 알록달록한 건물과 항구의 낭만이 있다.

Q. 덴마크로 교환학생을 가고 싶은 학생에게 들려주고 싶은 팁이 있나요?

언어에 대해 걱정은 하지 않아도 좋아요. 한 학기 동안 덴마크에서 생활하면서 아주 기본적인 회화를 제외하고는 덴마크어를 사용하지 않았거든요. 그 회화조차 덴마크 사람들과 친해지기 위해 사용한 것이었죠. 영어를 한다면, 언어 때문에 덴마크행을 주저하지 않았으면 해요. 만일 덴마크어를 배우고 싶다면, 코펜하겐 시에서 진행하는 무료 강좌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요.

Q. 경험자로서 예비 교환학생을 위한 조언도 있을까요?

교환학생을 가는 목표를 확실히 정했으면 해요. 전 유학 생활을 미리 경험하고 여행하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제 나름대로 그걸 이뤘다고 생각해요. 확실한 목표가 있는 선택이었기에,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었죠. 교환학생은 시간상으로, 경제적으로 많은 투자가 필요하잖아요. 투자한 만큼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고민해야 해요. 왜 가려는지, 뭘 하고 싶은지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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