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에서 공부하는 자ㅣ광둥외어외무대학교 송가연의 사람 만나는 재미

전국 각지의 대학생에게 학교에서 가장 많이 본 교환학생은 어느 나라 사람이었냐고 물으면 백이면 백, ‘중국’이라 대답한다. 우리 주변엔 이렇게 중국에서 교환학생을 온 친구들이 많은데, 한국에서 교환학생을 간 친구들은 다 중국 어디로 가버린 걸까? 광저우에 꼭꼭 숨어있던 교환학생 세 명을 소채리가 만나보았다. 광저우 교환학생 A to Z!

기획1_화남사범대학교 조정민ㅣ중국에 온 덕분에 바라왔던 일들이 하나하나 이뤄지고 있어요!
기획2_화남사범대학교 학식 특별편ㅣ이건 맛의 대잔치! 중국대학교 학슐랭
기획3_기남대학교 김한나ㅣ어떤 환경에서도 적응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어요!
기획4_광둥외어외무대학교 송가연ㅣ모든 것을 이해하고 포용하는 법을 배웠어요!

Who’s 가연? 한 줄 프로필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중국어통번역을 전공하고 있지만, 중국어를 더 알고 싶어 광둥외어외무대학교(광둥외대)의 교환 학생이 되었다. 이미 중국 우한대학교 공자아카데미 장학생으로 1년 동안 어학연수를 한 적이 있는 중국 생활 2회차의 능력자!


매일 수업을 듣던 MBA 건물. 기숙사부터 걸어서 3분밖에 안 걸리는데도 가끔 지각을 하곤 했다.

Q. 왜 중국이었나요?
저는 전공이 중국어인데 중국어를 못하는 게 항상 콤플렉스였어요. 처음 전공 수업을 들을 때, 교수님 말씀을 도통 못 알아듣겠는데 다른 선후배, 동기들은 다 잘 알아듣는 거예요. 알고 보니 대부분이 어릴 적 중국에서 자라거나 학교생활을 했던, 또는 외고 출신 친구들이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수업 시간에 위축되고 스트레스가 쌓여 전공 수업을 피하게 되었어요. 하지만 언제까지 피할 수 없는 모양이니, 반드시 중국에서 공부해야겠다는 결심이 섰죠. 물론 중국 외에도 중국어를 배울 수 있는 환경은 얼마든지 있어요. 하지만 본토에 가서 더 많은 경험을 하고 싶었어요. 중국은 같은 나라지만 다양한 문화와 민족, 특징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중국을 짧게 여행하거나 한 도시에서 유학 생활을 하는 것만으로는 모든 중국을 이해했다고 할 수 없겠다는 느낌이 강했거든요.

Q. 나홀로 해외에서 공부라니, 가족들 걱정도 컸겠는데요?
할머니는 제가 중국에 죽으러 가는 줄 알았어요. 위험하니까 함부로 밖에 나가면 안 된다 하시면서요. 워낙 유언비어가 많다 보니 저 역시 두려움 반, 색안경을 끼고 중국 생활을 시작했는데, 다들 무척 친절했어요. 처음엔 말투와 억양이 경상도 사투리처럼 강해 오해했지만 알고 보면 도와주려는 거더라고요. 그 친절 포인트가 참 재밌는 게, 중국말을 못 알아들으면 대개 쉬운 단어로 바꿔주거나 천천히 말해주잖아요? 여기는 그냥 같은 말을 더 큰 소리로 얘기해줘요(웃음).

Q. 광저우 사람들이 너무 착해서 반해버렸다고요?
학교에 처음 도착했을 때 만난 친구들과 교수님들이 너무너무 친절한 거예요. 진짜 세상에 이런 친절한 사람들이 없다 할 정도로요. 한국 학교에서도 못 받아본 배려를 학교 사람들에게 다 받은 것 같아요. 한번은 서류를 잘 못 낸 걸 뒤늦게 알아채 엄청 걱정한 적이 있어요. 교수님께서 되게 자상하게 괜찮다면서 무슨 일이 있으면 내가 잘 해결해 줄 거라면서 안심시켜 주시는데 정말 감사했어요. 학생들은 또 어떻고요. 제가 광저우 공항에 처음 도착했을 때 학교에서 중국인 학생 2명을 보내줬어요. 이 친구들이 기숙사 등록, 유심칩 구매, 은행업무 같이 복잡한 일부터 밥 먹는 것같이 사소한 일도 도와줬어요. 심지어 자기 기숙사로 초대해서 밥도 해주고 휴지도 챙겨줬답니다.


중국 친구들이 기숙사에서 해준 너무 맛있었던 중국 가정식(왼쪽). 그리고 여러 나라 음식을 소개하는 날 친구들을 위해 준비해간 한국음식. 모두가 맛있게 먹었으면 하는 마음에 80상자나 만들었다.

Q. 웬만한 모든 걸 식재료로 사용하는 광둥이라는데, 음식 적응은 어땠나요?
메뉴가 중국어인 건 그렇다 쳐도 식자재가 워낙 다양하다 보니 뭐가 고기의 살이고 뭐가 내장인지 전혀 모르겠더라고요. 한국에서도 고기 부위별 명칭은 안 외우고 다녔는데! 그리고 누가 우리나라 사람들이 세상에서 짜고 매운 거 가장 잘 먹는다고 했나요. 중국이 단연코 1등입니다. 우리나라의 짠맛과 매운맛은 중국의 본격적인 짠맛과 매운맛에 미치지 못해요. 게다가 볶고 튀기고 기름져서 처음엔 설사병으로 꽤 고생했답니다. 중국에 막 왔을 땐, 살이 빠졌어요. 나중에는 먹는 게 습관 돼서 원래보다 엄청 찌고요. 악순환의 반복(웃음).
특이한 건 스타벅스 같은 프랜차이즈 카페 음료가 한국보다 훨씬 비싸요. 그래도 그리움을 달래기 위해서 비싼 가격을 감수하고 마셨는데 제가 기대하던 만국 공통의 그 맛과 너무 달라서 엄청 슬픈 거 있죠. 특히 우유가 든 음료 맛의 차이가 제일 심했던 것 같아요.

Q. 중국 유학 시 VPN을 깔지 않았다는 건 전생에 죄를 지은 걸까요?(진심)
VPN(Virtual Private Network)이 정말 제일 중요합니다. VPN을 소지한 모든 전자기기에 깔아가지 않는다면 당신은 미친 듯이 후회하게 될 겁니다. 중국에서 때로는 카카오톡이 되지 않고요. 페이스북과 인스타, 유튜브도 마찬가지예요. 가장 중요한 건 우리의 과제 친구 네이버 블로그가 안 열립니다! 중국에서의 삶을 윤택하게 해줄 자료부터 과제 자료까지 아무것도 못 찾는 수가 있어요. 핸드폰에 깔았으니 괜찮다고요? 노트북도 필수예요. 저는 VPN을 노트북에 깔지 않아서 책상 위 장식품으로 뒀답니다. 하하.

Q. 이것 만큼은 잘 챙겨왔다!는 건 뭔가요?
요리실력! 물품이 아니라서 조금 의아하죠? 중국 음식을 잘 못 먹어서가 아니라 외국인들은 학교에서 외국인들끼리 어학당 수업을 듣거든요. 그래서 많은 외국인 친구들과 음식을 나눠 먹을 기회가 엄청 많아요. 그런데 친해지는데 음식을 함께 먹는 것 만한 게 없잖아요. 이때 딱 나서서 친구들에게 맛난 한국 음식을 대접한다면 아주 좋으니 한국 음식 하나 정도는 마스터해서 가는 것을 추천해요. 같은 반 친구들은 제가 밥 해먹이면서 키웠죠. 다들 저를 엄마라고 불렀어요. 참, 한국 인스턴트나 냉동식품, 장류, 조미료 등은 중국에 다 팔아서 재료 걱정은 할 필요 없답니다.

Q. 중국 대학생들은 어떤가요?
고등학생같이 순수해요. 중국 땅이 워낙 커서 대부분의 학생이 기숙사에 함께 살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다들 한국 대학생들의 관계보다 고등학교 같은 반 친구들 사이에서만 볼 수 있는 관계에 가까워서, 그런 끈끈함이 부럽기도 했어요. 그리고 중국의 중고등학교는 교복이 없답니다. 교복이 체육복이라 우리나라와 일본의 교복 문화를 되게 부러워하고 동경하더라고요. 그래서 대학교에서 교복을 입고 다니는 학생들을 많이 볼 수 있어요. 타오바오에 다양한 종류의 교복을 파는 걸 봤는데, 거기서 사나 봐요.

Q. 중국대학교 VS 한국대학교 비교! 학생비자로 아르바이트하면 추방된다는 말이 있던데…
한국은 외국인 유학생들도 주 몇 시간 정도는 아르바이트 할 수 있잖아요. 중국에선 학생 비자를 가지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게 불법이에요. 몰래 하는 친구들이 몇몇 있긴 한데, 만약 들키면 추방입니다. 또 중국학교는 수강 신청, 돈 납부, 등록 등 모든 걸 면대면으로 처리해요. 그래서 학교에 엄청난 현금 뭉치를 들고 온 친구도 있었어요. 이렇게 불편한 점이 있는 대신, 중국 정부 장학금부터 도시장학금, 교내장학금 등 외국인 대상 장학금이 아주 많답니다. 아! 학부별로 개강 날짜, 방학 날짜, 심지어 졸업식 날짜도 다른 게 신기했어요. 한국은 학교 전체가 다 같잖아요.


반 친구들과 선생님 사진으로 직접 만든 핸드폰 배경화면과 그림.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태국, 베네수엘라 등 다양한 국적이 눈에 띈다.

Q. 광둥외어외무대만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외국어대학교의 특성상 교직원 선생님들이 기본으로 중국어와 영어를 하고, 심지어 아프리카어나 러시아어 하시는 분들까지도 계세요. 그래서 일 처리를 다른 학교보다 쉽고 빠르게 할 수 있답니다. 그리고 광저우는 중국 제3의 도시인만큼 보통화(중국의 표준어)를 사용하니까 우리 같은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학교죠. 학교에 한국어과가 있기 때문에 중국에서 한국어를 전공하는 학생들과 직접 만나기도 좋고요. 당연히 다른 학교들과 똑같이 여러 문화제도 있어요. 무엇보다 저는 광저우의 춥지 않은 날씨가 너무 좋아요. 여기에 온 이후부터 북쪽은 생각도 안 해봤어요!(웃음)


한국의 계단형 강의실은 굉장히 딱딱하지만, 중국은 강의실 중앙에서 교수님과 시험날 춤을 출 정도로 자유로웠다.

Q. 광저우에서 교환학생을 하며 가장 크게 얻은 것이 있다면?
교환학생을 하며 얻은 가장 소중한 건 역시 사람이에요. 제겐 너무 값진 인연들을 많이 만났어요. 남자친구, 교수님, 친구들…. 좋은 친구들 덕분에 자신감도 생기고 자존감도 높아지고 덕분에 스스로 더 나은 사람이 됐다고 생각해요. 학교 밖에서도 가족이 생겼답니다. 중국 딸과 언니들이 생겼어요! 단골 카페 옆 밥집 아이인데 어느 날 제 립스틱이나 샌들을 부러워하더니 다른 친구들한테는 안 가고 꼭 저한테만 와서 안겨요. 나중에는 이 친구가 저를 먼저 불러서 인사하고 사진 찍자 하고 되게 좋아해 주더라고요. 또 단골 카페 언니들은요, 하루는 제가 카페에 안 오니까 친구에게 왜 안 오냐고 물어봤대요. 아프다고 했더니 생강차를 챙겨주더라니까요. 우리 반 아가들, 딸, 언니들 정말 사랑해요.


밥집의 중국 딸과 카페의 중국 언니! 전생에 광주 송 씨였던 게 틀림없어.

Q. 중국으로의 교환학생을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21세기에 돈이 없어서 유학을 못 간다는 말은 이제 더는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아요. 찾아보면 정말 많은 장학금 제도가 존재해요. 제가 다녀온 공자아카데미 장학금부터 시작해서 다른 기업들에서 제공하는 장학금까지요. 저는 한국의 많은 학생이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중국을 더 많이 알고 새로운 경험을 했으면 해요. 중국은 기회의 땅이거든요. 사람이 많은 만큼 기회도 많이 찾아오는 땅이 중국이에요. 경험할 수 있다면 꼭 경험해 봅시다!


남들은 이미 다 찍은 사진을 친구들과 마지막 중국어 스터디가 끝나고 나서야 찍었다!

Q. 20대를 중국에서 보낸다는 것, 모든 것을 이해하고 포용하는 법을 배운다는 것은?
20대는 무엇보다 많은 것을 경험해 볼 수 있는 시기인 것 같아요. 중국에서 학교를 다니면서 전 세계의 20대 친구들과 서로의 생활을 나누고 생각이나 문화, 유행 등을 직접 피부로 느낄 수 있어요. 이런 것들이 나중에, 큰 세상에 발을 디딜 때 많은 도움을 줄 거로 생각해요. 지역별 민족별 다양성을 가진 나라인 만큼 모든 것을 이해하고 포용하는 법을 배울 수 있거든요.

한장으로 보는 광저우 광둥외어외무대학교 교환학생 꿀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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