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과 영화를 이어주는 문화전달자- 영화번역가













“도토리 줬으니까, 너랑 나랑 이제 1촌이다!”
(영화 ‘투사부일체’)
“계백이가 한 말 중에는 총 네 번의 거시기와 한번의 머시기가 쓰였는데…”(영화 ‘황산벌’)
우리에게 웃음을 주는 영화 속 대사들.
하지만 한국문화와 언어에 대해 모르는 외국인들은 이런 대사를 이해할 수 있을까?
영화는 문화를 반영한다. 따라서, 영화 번역은 대본을 그대로 직역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영상의 이미지를 살리는 동시에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어려움 없이 이해할 수 있게 해 주어야 진정한 영화 번역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바로 영화번역가이다.
영화 번역가는 외국에서 외국어로 만들어진 영화를 우리나라에서 개봉·방송할 때 시청자와 관객이 이해할 수 있도록, 혹은 한국에서 만들어진 영화를 외국으로 수출할 때 그 작품을 번역하는 일을 한다. 최근에는 영화 전문 케이블 방송에서 24시간 내내 영화를 방영해주고, 국내 영화들도 처음 제작단계부터 해외 수출을 염두에 두기에 대부분 영어 자막을 만들고 있어 과거보다 시장이 넓어지는 추세이다.



현재 고려대 통번역대학원에서 ‘영상번역’ 과목을 강의하고 있는 이진영씨. 그는 <태극기 휘날리며>, <황산벌>, <크래쉬>, <그녀에게> 등 수십 편의 영화를 번역한 국내 최고의 영화번역가 중 한 명이다. 과거 대사관에서 근무하면서 번역을 할 때 느꼈던 즐거움을 잊지 못했던 그는 방송사에서 운영하는 아카데미의 영화번역 과정을 수료한 후 본격적으로 영화 번역에 일에 뛰어들었다.
영화번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압축’과 ‘변형’이다. 내용을 확실히 전달하면서도 자막은 최대한 간결하게 해야 한다. “문자번역과 달리 영화번역은 제한된 글자수와 시간 아래서 영상의 생생한 이미지를 전달해야 해요. 문장의 순서를 바꾸거나 압축해야 할 때도 있고, 의역을 하기도 하죠.” 따라서, 번역 교육을 따로 받지 않으면 아무리 영어를 잘 하는 교수님이 한 번역이라도 극장에 올릴 수 없다는 그의 말이 농담만은 아닌 것 같았다.
평균적으로 영화 한 편을 번역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1주일 정도. 짧은 시간에 문화와 언어의 차이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번역을 해야 한다. 따라서, 작업 기간 동안에는 온 신경을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도 상당하다고.
번역을 하면서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부분은 바로 문화적 차이. 이 점은 함께 한 임세준씨도 “과연 번역이 원 뜻을 살릴 수 있는가” 하며 꽤 궁금해 하던 부분이었다. 농담이나 고유명사가 쓰일 때, 특정한 역사적 사건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는 경우에는 번역이 상당히 곤란하다고 한다. 이럴 경우 작품의 메시지를 파악한 후, 우리 문화에서 이해할 수 있는 방법으로 바꾸어서 표현한다고. 때문에 밤마다 외국의 시트콤과 토크쇼를 보며 최신 표현을 익히고, 그래도 모르는 경우에는 미국친구에게 전화해서 단어에 대해 물어보며 문화적 차이를 좁히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고 한다.




영화번역가가 되기 위해 우선 준비해야 할 것은 어학 능력. 영어는 시트콤과 토크쇼 등을 통해 살아있는 언어를 익혀야 하며, 우리말 역시 다양한 표현을 알고 있어야만 상황에 맞는 적절한 번역이 가능하다. 또한 작품의 의도와 메시지를 파악하기 위한 탐구 정신, 문화적인 코드들을 재치 있고 옮길 수 있는 순발력도 중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영화에 대한 관심과 사랑. 이것이 없다면 본인이 하는 일에 대한 즐거움과 열정을 가지기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극장용 영화번역의 경우 영화사를 통해 번역가를 고용하는 일이 많으므로, 자신의 이름을 확실히 각인시키는 일이 중요하다. 따라서, 번역을 공부할 수 있는 기관을 통해 실력을 쌓고 번역에 관심을 가진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이론보다는 실무 중심의 공부가 번역 작업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영화번역가 되는 길, 참고하세요!>
– 한국번역가협회(02-725-0506) : 번역능력인증시험 실시
– 서강대 방송아카데미, SBS 방송아카데미 : 영상번역과정 개설




<연세대학교 신문방송학과 00학번 임세준>
어법도 엉망이고 원저자의 뜻을 찾기 힘든 수많은 번역본들을 통해 번역의 문제점에 대해 생각하던 중, 이진영씨와의 만남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의 수업을 듣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문자 번역과 다른 영상 번역의 특징과 번역가의 저작권 문제 등 기존에 알지 못했던 번역이 다양한 면에 대하여 생각해 볼 수 있었죠. 무엇보다 가슴에 남는 것은 자신의 직업을 충분히 사랑하는 번역가를 만났다는 것이에요. 편안하고 따뜻한 분위기의 수업이나 자신이 감명 깊게 번역한 영화를 이야기할 때 보여준 미소는, 앞으로 그가 번역한 영화를 즐겁게 웃음 지으며 감상할 수 있게 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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