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 여행가 김이경 ┃ 20대, 가슴 뛰는 세상을 위해 떠나다

강의명 책 <희망을 찾아 떠나다> 저자강연회
강사명 김이경
강의 일시 6월 16일 수요일 오후 7시
강의 장소 명동 청어람 아카데미

최근 여름방학을 맞아 저마다의 여행계획을 세우고 있는 이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지고 있는 공정여행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공정여행이란, 미국과 유럽 등 해외에서는 이미 널리 알려진 신개념 여행으로서, ‘책임 여행’이나 ‘착한 여행’이란 별칭으로 통용되기도 한다. 여행자는 자신이 방문하는 국가의 경제•환경•문화 등을 존중하고 보호할 책임이 있다는 생각아래 현지인과의 관계 맺기와 소통에 초점을 맞춘다. 호텔 등 호화숙소가 아닌 현지 주민이 운영하는 숙소를 이용하고, 음식 역시 현지인이 먹는 것을 체험하고 즐기며, 본인이 여행에서 쓰는 돈이 그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게 하는 것. 나아가 비행기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지구 온난화를 염려해 가급적이면 비행기로 여행하지 않는 등 발전적인 현재와 미래를 지향하는 여행이라 할 수 있다.

공정여행에 관한 이야기는 지난 2007년 대학생이었던 이경과 여정, 세운 세 친구의 모임으로부터 시작됐다. 그들은 지구촌 곳곳의 이웃들이 처한 어려움과 세계의 빈곤에 대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 앞에 직접 만나고 느끼기 위해 무작정 ‘가보자!’ 라고 배짱을 부렸다. 서로 다른 학교를 다니면서도 일주일에 3~4번은 만나 함께 자료를 찾고 공부하며 희망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꿈은 꾸는 자만이 이룰 수 있다고 했던가, 우연한 기회를 통해 한 언론사에 여행이야기를 기고하는 조건으로 여행지원을 받게 되었고, 그들의 100일간의 희망을 찾으려는 여행이 시작되었다.
이들의 여행은 그저 눈으로만 보고 담아오는 것이 아니었다. 소통하기 위해 현실에 부딪혀보고 느끼기 위한 과정이었다. 그들은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무하마드 유누스가 가난한 이들에게 까다로운 조건 없이 소액대출(마이크로 크레딧)을 해주는 방글라데시의 그라민 은행 시스템을 체험해봤다. 게다가 남아시아의 대표적인 수출품인 카펫산업의 현장에서 혹사당하는 어린 아이를 구출하고 이런 아동노동을 감시하는 단체인 네팔의 러그마크 재단을 방문하여 잔혹한 현실을 눈으로 직접 들여다봤다. 그 뿐인가. 우리에게도 널리 알려진 안나푸르나 트래킹 관광에서 여행객의 짐을 대신 들어주는 짐꾼인 현지인 포터를 만나보기도 하고, 여전히 계급이 존재하는 인도에서는 일명 ‘천민’에게 학교를 만들고, 의료행위를 하며 스스로 살아 갈 수 있는 희망을 이야기하는 JTS라는 단체와 함께 자원 활동도 펼치기도 했다.
그들의 여행과정은 때론 강도의 위험도, 음식과 잠자리가 맞지 않는 불편함도, 또 이질에 걸려 구토와 설사를 하는 어려움도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보다 더욱 잔인한 현실 가운데 싸우는 사람들을 보며 세계 곳곳에 여전히 희망이 살아있다는 현실에 신명 났다. 그리고 그 주옥 같은 경험이 <희망을 찾아 떠나다>라는 책으로 결실을 맺었다.

공동저자인 주세운이 군 입대 문제로 자리를 비운 채, 공정여행가 김이경은 한 시간 남짓한 공정여행에 관한 열띤 강연을 펼쳤다. 그녀는 그들의 빈곤으로부터 우리의 빈곤을 직시했다며 앞으로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한 새로운 여행을 기획하고 있었다. 실제 그녀는 뜻을 함께하는 친구들과 함께 각자의 돈을 모아 서울시내의 10평 남짓한 옥탑방을 얻어 ‘만나면 행복한 사람’이란 뜻의 만행이란 모임을 만들었다. 취업을 위한 공부가 아니라 ‘어떤 삶을 살 것이냐’를 고민하고, 그 결과물을 실천해 보기 위해 여러 활동을 펼치고 있다. 평소 이 옥탑방은 상시 개방된 게스트 하우스로도 이용되고 있다니, 작은 체구에서 뿜어나오는 긍정적인 배포가 만만치 않다.

그녀는 강연을 마무리하면서 솔직하게 고백했다.

사실 여행 전에 고민하던 질문에 대한 해답은 찾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고민거리, 질문거리만 가득히 안고 돌아왔을지도 모르겠네요(웃음) 하지만 여행 곳곳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얻은 것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희망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그 희망을 찾아 여러 곳을 여행할 겁니다.

공정여행을 통해서 답을 얻지 못했다는 그녀의 말이 오히려 놀라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당당해 보였다. 그 누가 공정여행이 빈곤한 삶을 사는 이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된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 하지만 이것이다. 마음이 움직인 한 사람이 두 사람이 되고, 또 여러 명의 사람에게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켜 ‘이 세계는 왜 빈곤한 사람이 있을까’라는 질문을 가지게 된다면 희망은 더 이상 제어할 수 없을 정도로 커져가지 않을까 하는.
올 여름, 자기만의 행복을 위해 피서를 기획하는 당신 앞에 우리 모두를 위한 이 공정여행의 희망을 다소곳이 제안한다.

돕는다는 것은 우산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 것입니다.
함께 비를 맞지 않는 위로는 따뜻하지 않습니다
– 신영복(<희망을 찾아서 떠나다> 본문 中)
Mini interview

럽젠Q : 김이경씨만의 공정여행을 이야기한다면?

여러 방법, 원칙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친구가 되는 것‘이라 생각해요. 여행은 만나는 것이 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경제적인 도움도 중요하지만, 그들을 이해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소통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지느냐가 공정여행을 하면서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럽젠Q : 기억나는 에피소드 있나요?

지금 생각하면 재미난 추억이지만 함께 여행한 세운이가 이질에 걸렸을 때 계속 토하고, 설사하고••• 현지 대사관에 연락은 안 되고, 그나마 계신 한국인 의사 분은 마침 쉬는 날인 적이 있었어요. 며칠 사이에 10Kg 가까이 빠지는 모습을 보면서, 이대로 여행하는 것이 옳을까 고민했었죠. 인도의 ‘맨발대학’이란 곳을 찾았을 때는 빈곤한 삶을 살면서도 점심 후 옹기종기 모여 ‘티타임’을 갖는 여유로운 모습을 보면서 그들의 빈곤보다 ‘우리의 빈곤’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것만이 전부는 아니란 생각이 들었죠. 그러면서 점점 여행의 무게가 느껴지더라구요. 그만큼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고요.

럽젠Q : 공정여행을 꿈꾸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꼭 공정여행을 강요하는 건 아니에요. 그저 ‘스펙’을 쌓기 위한 봉사가 아니라 여행경비의 절반 정도는 자신이 부담하면서, 현지의 문화와 사람에 대한 공부를 열심히 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여행을 준비한다면 그 과정이 이미 공정여행의 첫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전 여행을 준비하면서 프란시스 무어라페와 안나라페가 쓴 <희망의 경계>와 실벵 다르니, 마튜 르 루가 지은 <세상을 바꾸는 대안기업가 80인>을 읽었어요. 혹 공정여행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공정여행 10계명

참고 공정여행 소개단체 ‘이매진피스’ http://www.imaginepeace.or.kr

1. 환경을 파괴하지 않는 여행 – 비행기 이용 줄이기, 1회용품 쓰지 않기, 물을 낭비하지 않기
2. 동식물을 돌보는 여행 – 우리가 길 위에서 만나는 모든 생명을 존중하기
3. 성매매를 하지 않는 여행 – 아동매춘, 섹스여행, 비즈니스 매춘여행 등을 거부하기
4. 지역에 도움이 되는 여행 – 현지인이 운영하는 숙소, 음식점, 교통, 가이드 이용하기
5. 윤리적으로 소비하는 여행 – 과도한 쇼핑 하지 않기, 공정무역 제품 이용하기, 지나치게 깎지 않기
6. 관계 맺는 여행 – 현지의 인사말을 배우고 노래와 춤 배우기, 작은 선물 준비하기
7. 여행하는 곳의 사람과 문화를 존중하는 여행 – 생활 방식, 종교를 존중하고 예의를 갖추기
8. 고마움을 표현하는 여행 –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말할 줄 아는 마음 갖기
9. 기부하는 여행 – 적선보다는 기부를! 여행 경비의 1%는 현지 단체에 내기
10. 행동하는 여행 – 여행지에서 보는 불의에 대항할 수 있는 행동 갖추기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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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정여행이라니 참 신선하네요 ㅎㅎ
    왠지 스스로가 숙연해집니닷...
  • 어렵지 않네요, 공정여행!
  • 이주현

    @이한나
    그래도 적당히 깎는것은 여행의 묘미겠죠ㅎ
    물론 가난한 여행자라고 더욱 가난한 이들에게 무리한 요구하는것은 No!
  • 이주현

    @jerrytae
    이름이 딱딱해서 그렇지, 공정여행! '색다른' 여행인거 같아요ㅎ
  • 이주현

    @키맹
    네 저도 우리의빈곤에 대해 다시 돌아보게 된 계기였던거 같아요!
    그리고 공정여행, 젊음이라면 한번쯤 도전해 볼 가치가 있는 여행같아요!
  • 이주현

    @오성윤
    웬지 현지인 필 제대로 났을것 같다는..ㅋㅋ
  • 삼다

    윤리적인 소비, 지나치게 깎지 않는 것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
  • 와우~ 재밌네요~
  • 키맹

    '우리의 빈곤'이 보였다는 데서 찡하네요,, 공정여행이 다 힘들란 법은 없지만, 남을 돌아보려면 여행자 자신의 고통도 느낄 줄 알아야 하는 것 같아요. 으악! 공정여행 하고싶다ㅠ_ㅠ
  • N

    전 싱가폴 인도거리 식당에서 맨손으로 카레먹고 있었더니 사람들이 다 쳐다보더라구요...
    둘러보니 모든 인도분들이 다 숟가락으로 식사를 하고 계셨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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