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한 대학생활을 볶는 사람들 숙명여자대학교 요리동아리 <맛깔>








이제 주변에서 요리를 한다는 것은 그리 대단한 일은 아니다 . 시중에 넘쳐나는 요리학원에 관련 자격증. 그리고 대학과정까지 생겨난 요즘 요리는 특별한 활동이라기보다는 아예 보편적인 생활의 일부가 된 느낌이다.
그런데 취재를 준비하면서 의외로 요리동아리가 많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조금은 의아해 할 수밖에 없었다. 수도권에 위치한 4년제 대학교 중 요리동아리가 있는 학교는 단 두 개. 그 중 하나가 바로 숙명여자대학교의 ‘ 맛깔 ‘ 이다 . 맛깔은 요리를 좋아하고 먹는 것을 좋아하는 여학생들의 모임으로 한 달에 한 번 요리실습. 전국의 맛집 탐방 등을 통해서 맛있는 대학생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요리 실습날. 하나 둘씩 약속된 요리학원에 도착한 여학생들의 모습은 왠지 들뜨고 잔뜩 상기된 표정이었다. 오늘의 레시피는 깐풍기와 고추잡채. 선생님의 간단한 설명과 시범이 끝이 나고 본격적인 요리를 만들기 시작하자 에어컨이 가동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내는 후끈
달아 오르기 시작했다. 주변에서 통통통 도마에서 칼질하는 소리부터 지글지글
기름 끓는 소리. 그리고 코끝이 시큰해지면서 눈앞이 아려오는 매운 고추기름
냄새 까지. 실습실은 금방 활기차고 시끌벅적 해진다. “언니 여기 좀 봐요.”
“고추 기름 어디 있어요?” “언니 이거 어떻게 해요?” 여자들만 모여서
그런지,분위기도 화기애애하고 정신 없이 요리를 만드는 와중에서도
여자들만의 이야기는 끝이 날 줄을 모른다. 물론 여자라고. 거기다가
요리 동아리라고 다들 요리를 잘 하는 것은 아니다. 어딜 가나 예외는
있는 법. 이제 1학년인 새내기들은 아까부터 삐뚤삐뚤 피망만 썰고
있는데, 아주 도마까지 썰어버릴 기세다. 다가가서 “왜 아까부터 칼질만
해요?” 하고 장난스러운 질문을 던졌더니 새내기 특유의 앙증맞은 표정
으로 “실력이 없는 게 아니라 칼이 안 들어요.” 라며 싱긋 웃는다.



요리선생님이 시범을 보였을 때는 아무리 들어도 무슨 말인지 도통 알아들을 수가 없었던 오늘의 요리였지만 서로 도와가며 이래저래 하다 보니 어느덧 요리의 마무리가 보이기 시작한다. “먹을 때가 제일 행복해요.” “제가 먹으려고 요리해요.” 하며 먹는 것에 유난히 강한 집착을 보이던 맛깔답게 먹을 때도 만들 때 못지 않게 열심이다. “내가 만들어서 맛있어요.” “원래 고추 싫어하는데 오늘 고추잡채는 맛있네요.” 그녀들의 즐거운 수다는 실습실 안을 꽉 채운 맛있는 냄새만큼이나 달콤해 보였다.



달콤하게 잘 버무려진 깐풍기에 매콤한 고추잡채. 예쁜 여학생. 그리고 즐거운 수다와 추억. 이날 맛깔에는 이 모든 것들이 다 있었다.

요리는 즐겁다. 그리고 함께 할 친구들이 있으면 더욱 즐겁다. 맛있는 동아리 맛깔. 그녀들의 환한 웃음 속에 오늘의 요리는 더욱 맛깔스러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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