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nsist | ‘행운’이라 쓰고 ‘열정’이라 읽는다!

2013 LG글로벌챌린저 우수상 Forensist 팀 : 권소영(이화여자대학교 화학나노학과), 임초아(화학나노학과), 이소민(생명과학과), 최연지(생명과학과)

‘여대생’이라는 수식이 잘 어울리는 ‘청초한’ 네 여자가 모여 LG글로벌챌린저 19기가 되었다. 우수상 수상이라는 결과가 보여주듯 그녀들이 보낸 여름은 누구보다 뜨거웠다. “운이 좋았어요.” 정말 ‘운 좋은’ 이화여자대학교 Forensist 팀을 만났다.
어느 카페의 낮은 소파에 나란히 앉은 네 명의 글챌 19기 Forensist 팀원들. 대개 회색 혹은 남색의 니트를 입고 청바지를 입은 청순한 외모의 여자 대원 네 명이 나란히 앉아 서로 어깨동무를 하며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다.

도전 : 겁 없이, 그러나 제대로 덤볐다

네 사람은 대학교 입학 첫해 같은 학부의 동기로 만났다. 그리고 졸업을 앞둔 대학 시절의 마지막 해를 조금 더 의미 있게 보내기로 마음먹었다.

임초아 “친구들에게 매우 조심스럽게 물어봤어요. “우리 LG글로벌챌린저 해 볼래?”라고요. 생각한 것보다 반응이 다들 좋았어요. 바로 그룹 채팅방을 만들고, 다 같이 주제를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수많은 아이디어가 오고 가고, 주제가 정해졌다. 바로 ‘법 과학.’ 법 과학은 의학, 치의학, 생화학, 물리학 등 과학 수사에 쓰이는 모든 응용과학을 의미한다. 과학수사의 역할이 커지면서 법 과학 또한 그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지만, 아직 한국의 법 과학 체계는 미비한 상태.

이소민 “우리나라에 비해 유럽은 법 과학 분야가 체계적으로 정비되어 있어요. 법 과학 교육부터, 국가 연구소, 민간기업까지요. 저희가 각 기관들을 탐방해서 우리나라에 선례가 될 만한 것들을 조사해오는 것이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주제가 정해지고, 네 사람은 본격적으로 탐방 계획서 작성에 돌입했다. 법 과학과 관련된 자료를 섭렵하고, 지난 글챌 계획서와 보고서를 참고하면서 틀을 완성해나갔다. 학기 중이었기 때문에 시간은 빠듯했고, 더욱 빨리 지나갔다. 그렇게 제출한 탐방 계획서는 무사히 통과되었다. 1차 서류 이후의 2차 면접까지 치르고 나자 기다리고 기다리던, 반가운 소식이 찾아왔다.

최연지 “정말 신기했어요. 글로벌챌린저를 했던 사람들은 정말 괴물, 신 같은 대단한 분들이라고 생각했는데, 그에 비해 내세울 것도 별로 없는 제가 그 글로벌챌린저가 됐다는 게요.”

그리고 대망의 8월. Forensist 팀은 유럽 곳곳을 돌아다녔다.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스위스. 다른 팀들과 비교해도 이 팀의 이동거리는 어마어마했다.

권소영 “역대 보고서들을 보니 ‘이 정도’는 해야 할 것 같았어요. 중간에 몸살도 나고 조금 벅차기는 했죠. 그래도 저희가 열심히 돌아다닌 만큼 보고서도 가득 채울 수 있어서 좋았죠.”

Forensist 팀의 해외 탐방 당시 모습. 외국의 어느 연구실 안 회의실로 보이는 흰 벽의 방에서 하얀 테이블 위에 Forensist 팀원 세 명과 외국인 연구진 두 명이 앉아 회의하듯 이야기를 주고받고 있다. 글챌 대원들은 모두 붉은색 피케 셔츠를 입고 있고, 외국인 연구진은 캐주얼한 셔츠를 입고 있는 모습이다.
2주간 네 나라를 발바닥에 불이 날 정도로 돌아다닌 Forensist 팀. 한국에 돌아온 그녀들을 기다리는 것은 반가운 가족뿐만이 아니었다. 탐방 보고서를 포함한 각종 ‘낼 것’들, 덧붙여 개강이었다.

권소영 “보고서 제출 다음날이 LG포켓포토 UCC만들기 미션, 그 다음 주가 인터넷 중계, 그 다음 주가 최종 프레젠테이션 제출일이었어요. 포켓포토 미션을 일찍 해 버린 것도 지금 생각해보니 참 다행이에요.”

정말 열심히 하지 않은 부분이 단 하나도 없다. 네 사람 모두 ‘열정’이 대단했다. 수상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느냐의 문제가 아니었다. 자신의 이름, 팀명을 걸고 하는 일에 대해 조금의 틈도 주고 싶지 않은 이유였다.

행운 : 다가온 행운을 ‘꽉’ 움켜쥐다

Forensist 팀 대원 네 명이 어느 카페 소파에 앉아 인터뷰 도중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다들 손을 무릎 위에 모으거나 소파에 편하게 기대 서로를 바라보는 등 편안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실 Forensist 팀은 겨울 방학 중에 해외 여행이 한 번 더 계획되어 있다. 포켓포토 미션 때문이다. 실력으로 당당히 수상의 영광을 안았을 뿐 아니라, 센스와 행운이 더해 또 하나의 성과를 얻게 된 것이다.

사실 글로벌챌린저의 각 팀들은 팀별로 LG 포켓포토 하나씩을 받았다. 자유롭게 사용하고, 탐방 후에 관련 영상을 만들어야 했다. 미션을 가장 잘 수행한 세 팀은 팀원 모두에게 포켓포토를 주기로 되어있었다.

임초아 “저희는 다른 팀들에 비해 할 줄 아는 게 정말 없어요. 포토샵도 글로벌챌린저를 하면서 처음 배웠고, 당연히 동영상 편집 기술도 없었죠. 그래서 특별한 편집 기술 없이 어떻게 하면 예쁜 영상을 만들까 고민했어요.”

네 사람은 스탠드로 카메라를 고정시켜놓고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렸다. 탐방을 위해 다녔던 나라, 그리고 그 곳에서 찍은 사진을 포켓포토로 인화해 흰 종이를 꾸몄다. 부지런히 손을 움직여 도화지를 채웠고 촬영된 영상을 ‘빠르게’ 돌렸다.

최연지 “하루 종일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렸어요. 영상 속 스케치북은 세 번째 그린 그림이에요. 할수록 나아지는 게 느껴지니까, 막판엔 힘들어 죽겠는데도 ‘한 번 더 그리자!’ 했어요.”

그리고 Forensist 팀이 만든 포켓포토 영상은 글로벌챌린저 사이에서, 그리고 LG 내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가져왔다. 포켓포토 담당 부서에서 이 영상을 본 후 감사의 의미로 해외여행 기회를 부상으로 준 것.

잠깐! Forensist 팀의 역작, LG포켓포토 영상 보기!

권소영“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거라서 더 놀랐고 기뻤어요. 저희끼리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면서 같이 공유했던 추억을 포켓포토랑 그림으로 소소하게 꾸민 거였는데, 예쁘게 봐 주셨다고 하니까요. 운이 좋은가 봐요!”

‘운’이라는 단어가 나오자 그녀들이 시끄러워지기 시작했다. 얼마나 운이 좋은지 할 말이 많은 듯했다.

이소민 “저희 팀은 탐방을 늦게 갔거든요. 돌아온 한 달 뒤까지 보고서를 내야 하는데, 개강이랑 겹쳐서 시간이 엄청나게 촉박했어요. 그런데 운 좋게도 지난 추석이 정말 황금연휴더라고요.”

수, 목, 금, 토, 일요일. 총 닷새의 연휴가 주어졌다. 그녀들은 120시간을 240시간처럼 활용했다. 매일 매일 똑같은 카페에서 하루 온종일 있다 보니 나중에는 단골 ‘아주머니’들과 인사하는 사이도 되었다고. 네 사람은 입을 모아 말했다. 5일의 연휴야말로 정말 ‘행운’이었다고.

최연지 “아, 생각해보니까 처음부터 그래요! 글로벌챌린저 지원 전에 제가 별자리 운세를 봤거든요. 그런데 방학 때 해외에 나갈 일이 있다고 했어요!”

카페에 앉아 인터뷰를 하며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Forensist 팀. 왼쪽 사진은 최연지 양과 이소민 양이 소파에 기대앉아 옆을 바라보며 나머지 두 대원들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고, 오른쪽 사진은 임초아 양과 권소영 양이 서로를 마주보듯 바라보며 이야기하고 있는 모습이다.

열정 : 기회를 결과로 만드는 힘

Forensist 팀이 머리를 맞대고 보낸 7개월의 시간은 결국 ‘우수상’이라는 꿈 같은 결과로 끝이 났다. 시상식에서 우수상에 호명이 되었을 때를 묻자 네 사람이 갑자기 눈을 마주치고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다.

임초아 “사실은 제가 시상식 전체를 녹음했거든요. 혹시, 이름이 불리면 그 순간을 계속해서 기억하고 싶어서요.”

2013년 LG글로벌챌린저 시상식에서의 Forensist 팀의 모습. 빨간 벨벳 커튼이 드리워진 무대 위에는 ‘LG Global Challenger’라고 쓰인 현수막이 걸려 있고, 무대 위에서 정장에 코트를 입은 네 명의 팀원들이 꽃다발과 상장, 트로피를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스마트폰에 녹음된 영광의 순간을 한 번 더 들어보기로 했다. 우수상 수상팀으로 Forensist의 이름이 호명되는 순간, ‘으악!’하는 비명소리에 뒷부분은 잘 들리지 않았다. 시상식 이후 네 사람은 만날 때마다 계속해서 이 부분을 재생하고, 되감고, 재생했다.

최연지 “수상 팀을 부르던 순간, ‘우수상’ 하고 부르신 다음 저희 팀 이름을 부르기 위해 호명하신 ‘이화여자대학교’를 듣기까지의 그 시간이 너무 길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마음 속으로 계속 ‘아니겠지, 우리는 아니겠지’ 하면서 마음을 다잡았어요.”

기대와 함께 실망할 구석도 함께 남겨두던 그녀들에게 그 순간은 평생 잊지 못할 장면일 것이다. 그럼, 쟁쟁한 30팀 사이에서 여리디 여린 여자 네 명이 당당히 수상의 쾌거를 이룰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임초아 “저희는 네 명 각각이 ‘인재’는 아니거든요. 그것보다 네 명이 뭉쳐서 열심히, 이만큼만 해보자, 이만큼만 해보자 하면서 따라왔던 것 같아요.”

권소영 “그동안 글챌 활동을 했던 사람들이나 지금 기수 사람들을 보면 다 너무 잘 해서 늘 걱정을 많이 했어요. 우리도 저렇게 할 수 있을까? 그래서 더욱 아등바등했던 것 같은데, 지나고 나서 보면 평균만큼은 따라갈 수 있더라고요. 가끔은 더 잘한 것 같기도 하고요. (웃음)”

최연지 “무엇이든 간에 우리의 기록을 만드는 것이잖아요. 우리가 다녀온 곳의 정보, 또 추억이 인터넷 한 페이지에 오랜 시간 동안 남아 있을 거니까 하나하나 다 열심히 하고 싶었어요.“

이소민 “힘들 때마다 ‘우린 될 거다’라는 김칫국을 억지로 마셨어요.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면 여태 해보지도 않고 무서워만 했던 게 많은 것 같아요. 정말, 하면 되더라고요.”

열심히 하지 않은 사람들은 말한다.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고. 모든 순간을 행운으로 바꾼 Forensist팀은 스스로 운이 좋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이들의 노력을 ‘행운’이라고 포장하지는 않을 것이다.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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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 마지막에 소름돋았다 하면 믿으시겠어요? 우와~ 하는 감탄이 절로 나오네요!! 친구 넷이 함께 해서 더 좋은 결과가 있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기사도 영상도 잘봤어요!!
  • 유이정

    저의 도전의식을 활활 타오르게 하는 멋진 기사군요! 그녀들은 행운이 많았다고 말하나, 사실 그 일련의 과정들을 행운이라고 생각하는 긍정적인 마인드가 좋은 결과를 일으키지 않았나 싶어요. 그녀들의 열정과 노력이 기본 베이스에 있고ㅎㅎ 포포영상은 다시 봐도 웰-메이드군요. 요행을 바라지않고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한 그녀들에게 다시 한번 축하의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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