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GC Day12 in London 2

영국인에게 맛있는 음식을 추천해달라고 하면 “Hmm…Frozen meal or Ready meal?”이라고 되묻는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그나마 이름있는 요리는 English Breakfast와 Fish and Chips지만, 뜻을 생각해보면 영국식 아침식사, 생선과 감자튀김이라는 간단한 요리들일 뿐이다. 그래도 한 번쯤 먹어보지 않으면 후회할 거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기에, 우리는 특별한 피쉬앤칩스를 먹어 보기로 했다.

음식은 맛도 중요하지만 식사할 때의 분위기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선택한 최고의 레스토랑은 바로 바닷가였다. 기차를 타고 교외로 나가 도착한 곳은 Brighton, 남동쪽에 위치하는 작은 항구도시이다. 해운대처럼 각종 편의시설과 여흥거리가 빼곡히 들어서 있지는 않지만, 그렇기에 더 운치 있는 해변을 만날 수 있다.
자갈 해안에 가만히 서서 하늘과 바다를 보고 있자니 흐린 날씨 때문에 구름인지 바다인지 잘 구별이 되지 않는다. 어느덧 방학이 끝나간다는 걸 깨달으면서부터 우리의 머릿속을 잠식해오던 이런 저런 잡생각들도, 파도에 부딪혀 흩어지는 희미한 햇살들처럼 흐릿해진다. 푸르다기보다는 옥색에 가까운 물 위로는 작은 놀이동산인 Brighton Pier가 자리하고 있어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가족들이 여럿 보인다. 날씨가 이런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밝게 웃는 아이들을 보니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골목을 따라 조금 걷다가 느낌이 좋아 보이는 가게로 들어가 피쉬앤칩스를 시켰다. 사람 좋아 보이는 아저씨가 웃으면서 식초를 챙겨주며 많이 뿌려야 맛있다고 한다. 요리용 식초하고 다른 건지 냄새가 희한했는데, 잘라놓은 대구살 위에 잔뜩 뿌려 한 입 먹어보니 느끼함도 덜하고 색다른 풍미가 있다.

돌아오는 길에 주변을 보니 온통 풀밭이다. 진짜 영국의 모습은 이런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건물과 상인과 관광객으로 빽빽한 대도시도 매력적이지만, 대다수의 영국 사람들이 삶은 작은 정원이 딸린 집과 풀밭, 낮게 깔린 하늘과 조용한 공기, 어둑어둑한 펍에서 맥주를 들고 관전하는 축구경기 뭐 그런 것들로 이루어져있지 않을까. 변덕스런 날씨 덕에 하루에도 몇 번씩 무지개를 볼 기회가 있는 그런 생활.

런던은 문화생활을 즐기기에 정말 좋은 도시다. 대부분의 박물관이 무료라서 부담 없이, 마음 내키는 대로 관람할 수 있다. 대개 입구에 기부금을 받는 통이 설치되어 있는데, 인류 문화에 대한 존중까지는 아니더라도 작품들이 잘 관리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갈 때마다 몇 파운드씩은 꼭 넣어주었다.

오늘의 긴 일정은 뮤지컬과 맥주로 마무리되었다.
뮤지컬 Billy Elliot은 정말 온몸으로 볼 수 있는 공연이었다. 일천한 영어실력에 더해 극이 북부 악센트가 강한 영어로 진행되는 바람에 미리 줄거리를 알고 가지 않았다면 내용은 못 알아들었을 것 같다. 하지만 만약 그랬더라도 보는 데에 전혀 문제가 없었을 거라고 생각될 만큼, 배우들의 연기력이 뛰어났고 감동적인 무대였다.
공연이 끝나고 극장을 나오자 시원한 밤공기가 우리를 맞아준다. 운행 시간이 지나버리는 바람에 런던아이를 타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지만 생맥주를 홀짝이며 보는 야경도 나쁘지는 않다.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고 있자니 왠지 귀국이 더 실감나게 느껴졌다. 2주 동안 함께 한 우리들인데 이제 각자 자신의 일상으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지 왠지 어색하다. 금요일 밤거리에서 빛나는 창문들 안에 붉은 등 아래 몸을 흔드는 청년들이, 키스하는 연인이, guinness에 Baileys를 붓고 있는 바텐더와, 맥주잔을 부딪히며 웃는 우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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