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GC Day10 in Wageningen, Gouda

그저께 밤에는 Priva에서 받아온 인터뷰 자료와 녹취록을 작성하느라, 어제 밤에는 오늘 있을 인터뷰를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아침부터 혼을 쏙 빼둔 채로 기차에 올랐다. Wageningen 대학에서 뵌 Heuvelink 교수님은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동안의 소유자로 정말 상냥하게 인터뷰에 응해주셨고, 연구중인 첨단 green house system을 견학시켜 주셨다. 여행 내내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느꼈던 것인데, 모든 분들께서 생각 외로 우리를 무척 신뢰하고 존중해주셨다. 무척 감사하기도 했고 그분들이 기대하는 만큼, 아니 그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야 한다는 생각에 더 노력하게 되었던 것 같다.

인터뷰 후 Gouda로 이동해 간단히 점심을 해결했다. 유럽에서 맥도날드나 버거킹 같은 미국식 패스트푸드 가게들만큼 자주 보게 되는 음식점은 케밥집이다. 저렴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고 거의 주문과 동시에 음식이 나오기 때문에 자주 애용했다. 크기, 고기 종류, 토핑, 소스를 말하면 그릴에서 돌아가고 있는 고기 덩어리를 쓱쓱 썰어 얇은 빵에 얹고 토핑과 소스를 거침없이 얹은 뒤 한 번 튀겨둔 감자를 다시 끓는 기름에 넣었다 꺼내 담아주는데, 배가 고프지 않더라도 그걸 보고 있자면 절로 군침이 돈다. 또 케밥만큼 자주 먹은 것이 Frites였는데, 큼직하게 썬 감자를 즉석에서 튀겨 마요네즈에 찍어먹는다. 칼로리를 걱정하게 만드는 조리법이지만 어찌나 입에 착 붙는지 한 번 손대기 시작하면 마지막 감자로 마요네즈를 싹 긁어먹을 때까지 멈출 수가 없다.

Gouda를 간 것은 치즈 박물관을 방문하기 위해서였다.
박물관이라고 하기에는 상당히 작은 규모의 3층 건물을 젊을 때부터 농장에서 일해오신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운영하고 계셨다. 담배 파이프와 치즈 생산에 대해 전시되어 있었고 관련 상품을 구매할 수 도 있었다.
할아버지 두 분께서 각각 파이프, 치즈를 담당해서 우리에게 직접 가이드를 해주셨다. 할아버지들께서 자신들의 생업에 자부심을 가지고 설명해주시는 모습이 너무 멋졌다. 직접 찰흙으로 파이프를 만드는 시범도 보여주시고, 치즈 공정이 보다 기계화 되기 전에는 어떻게 일하셨었는지 생생하게 설명해주셔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사실 처음에는 생각보다 규모가 작아 약간 놀랐는데, 할아버지 할머니들께서 바로 수십 년 세월을 품고 계신 살아있는 박물관이셨기에 그런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설명이 끝난 후 파이프를 만드시는 할아버지께서 우리를 배웅해 주셨다. 할아버지의 아버님으로부터 물려받으셨다는 파이프로 잎담배를 피우시는데 비가 막 그쳐 눅진하게 깔린 낮은 하늘에 퍼져나가는 하얀 연기가 마치 할아버지의 인생을 담고 있는 듯 묵직하게 보였다.

300년도 넘은 파이프 조각을 선물로 받았다. 작은 조각인데도 장인의 인장이 찍혀있는 매끈한 도자기가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치즈를 시식해보고 Gouda 치즈 몇 조각을 구입했다. 치즈를 좋아하는 나로선 오늘의 여행에서 치즈에 관해 배우고 다양한 치즈를 시식해 볼 수 있어 정말 행복했다. 특유의 냄새 때문에 치즈를 잘 못 먹는 사람들도 많은데, 많은 음식들이 그렇듯이 자꾸 접하다 보면 적응이 되고 그러면 그 안에서 다양한 풍미를 즐길 수 있게 된다.

치즈는 우유, 산양유, 양젖 등을 발효시켜 만들어지는데 숙성 기간과 어떤 처리를 했느냐에 따라 구분된다. 처음 접할 때는 Mozarella, Cottage 등의 생치즈나 Camembert나 Brie처럼 수분 함량이 높은 연질 치즈가 무난하다. Edam이나 Gouda같은 반경질 치즈나 Emental, Comte, Gruyere같은 경질치즈는 강하고 풍부한 맛이 난다. 느끼한 것을 싫어하는 사람도 허브 등이 첨가된 치즈나 훈제 치즈를 잘 찾아보면 취향에 맞는 것을 찾을 수 있다. 그리고 Parmesan, Romano의 경우 갈아서 다양한 요리에 이용할 수 있으니 평소 요리를 좋아한다면 도전해보자. 요즘에는 국내에도 다양한 치즈가 많이 수입되고 있으므로 여러 치즈를 먹어보고 자신이 좋아하는 맛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굳이 치즈에 관해 공부하거나 이런 저런 정보를 외울 필요 없이, 다양한 종류를 많이 먹어보는 것이 제일이라 생각한다. 사실 지식은 일천하지만 치즈라면 그저 좋아서 먹느라 바쁜 나이기에 더 이상 적는 것은 의미 없는 지식의 나열밖에는 아닐 것이라 생각되므로 유명한 작가이자 편집자인 Clifton Fadiman의 말을 인용하며 글을 접어야겠다.

“치즈는 불멸을 향한 우유의 도약이다; Cheese – milk’s leap toward immorta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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