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23 LGGC Day 9 in Kinderdijk


오늘은 다른 날에 비해 꽤 많은 거리를 이동해 다녔다. 목적지는 Kinderdijk.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록된 19개의 풍차가 있다는 마을이다. 네덜란드에서 풍차 관광지로 유명한 도시로는 Zaanse Schans가 있는데, 유명세가 덜한 Kinderdijk가 편의시설은 조금 부족할 지 몰라도 사람도 더 적고 한적하니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선택하게 되었다.

왜 풍차마을이냐고?
왠지 그런 것이 있지 않은가. 어디에는 뭐가 유명하다더라, 하는 말을 들으면 그게 뭐 별 것도 아닌데, 라는 생각이 드는데도 막상 접해보지 않으면 못내 아쉽게 느껴지는 기분.

Kinderdijk는 Roterdam에서 버스를 타고 50분 정도를 가야 하는 작은 마을이다. 심지어 정류장 이름은 Kinderdijk가 아니다. 친절한 버스 기사 아저씨가 아니었다면 오늘의 여행은 실패로 끝났을지도 모른다.
오전 내내 우중충한 하늘이 비를 내리고 날씨도 쌀쌀해 우울한 분위기였는데, 다행히 오후가 되면서 날이 개었다. 빛이 사람에게 끼치는 영향은 생각 외로 엄청나다. 멜라토닌이니 어쩌니 하는 호르몬들로 이런 기작을 설명할 수도 있겠지만, 본능적인 빛에 대한 사랑이다. 밝은 것에 대한 사랑. 차츰 해가 뜨자 병든 닭마냥 기운이 없었던 우리의 얼굴에도 미소가 떠올랐다.

20개의 풍차들이 드문드문 세워져 있는 농장을 제대로 만끽하기 위해 자전거를 대여했다. 네덜란드 사람들은 ‘자전거와 함께 태어난다’고 말할 만큼 자전거를 타는 것이 보편화되어 있는 나라다. 사실 나는 이번 여행에서 친구들에게 처음으로 자전거 타는 법을 배웠는데, 넘어질까 봐 양손에 힘을 꽉 주고 긴장한 와중에도 주위의 풍경들에는 저절로 눈이 돌아갔다. 풍경에 대한 사족을 덧붙이는 것 보다는 사진을 많이 첨부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 생각한다.

다리 위에서 운하의 풍경을 감상하다가 정말 기억에 남는 체험을 하게 되었는데, 바로 뮤직 비디오 촬영에 엑스트라로 들어가는 일이다. 콜롬비아의 가수가 신곡을 발표하는데, 세계 여러 나라의 사람들이 노래 부르는 모습을 영상으로 담아내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발음도 제대로 따라 하지 못하는 우리가 가사를 웅얼거리는 모습이 어지간히 답답했을 텐데, 처음부터 끝까지 웃으면서 자신의 노래를 불러주는 그의 열정이 아름다웠다. 우리에게 말해준 대로 정말 콜롬비아에서 끗발 좀 날려주는 가수인지는 알 수 없는 일이지만 그런 것은 아무래도 중요하지 않다. 풍차 날개를 스쳐 지나가는 바람에 실린 그의 목소리는, 비록 가사의 뜻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진정 낭만적인 세레나데를 부르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알려줬으니.

돌아오는 길에 Roterdam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여느 유럽 국가들처럼 고기와 감자 일색의 식단이지만, 그래도 정말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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