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엔딩┃2013 LG글로벌챌린저 막전막후


2013 LG글로벌챌린저 대상 사막엔딩 팀 : 방성제(한동대학교 경영•경제학부), 김주예(공간환경시스템공학부), 박경원(산업정보디자인학부), 조윤제(공간환경시스템공학부)

지난 11월 7일, 이른바 ‘대학생 최고의 대외활동’이라 불리는 LG글로벌챌린저가 시상식을 통해 2013년 활동의 막을 내렸다. 그중에서도 단 한 팀에게만 주어지는 대상 수상의 영광을 안은 팀은 바로 한동대학교 ‘사막엔딩’ 팀. 글로벌챌린저 지원부터 수상까지 약 9개월이라는 긴 대장정을 마친 4명의 청춘들에게 듣는 2013 글로벌챌린저 막전막후.

사진_이유진/제19기 학생기자(세종대학교 역사학과)
사진제공_사막엔딩 김주예(한동대학교 공간환경시스템공학부)

포항의 어느 바닷가 옆에 선 정자로 보이는 곳에서 사막엔딩 팀이 함께 촬영한 사진. 네 명의 사막엔딩 팀원이 정자에 있는 의자에 앉거나 서서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다. 다들 코트를 입거나 야구점퍼를 입는 등 자유로운 복장이다.

우리는 팀워크 빼면 시체

시작은 이러했다. 지난 3월, 사막엔딩 팀의 팀장을 맡은 방성제 씨의 새학기 첫 수업 미션은 바로 공모전에 참가하는 것이었다. LG글로벌챌린저 또한 공모전 목록에 이름이 올라있었고, 팀원을 어떻게 모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가중되었다. LG글로벌챌린저는 참신한 주제 선정부터 해외기관 방문, 해외탐방 영상 중계, 보고서 발표 등 앞으로 헤쳐나가야 할 과제에 대한 강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자신과 함께할 3명을 찾는다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되는대로 모을 수는 없었다. 그가 팀을 꾸리는데 가장 중요시했던 것은 바로 팀워크였기 때문. 결국 학교 홍보단, 예배 공동체, 수업 등에서 만나 평소 잘 알고 지내던 4명의 재능을 번뜩 떠올렸고, 이들을 모아 한 팀을 구성하게 되었다.

방성제 “오랫동안 함께 해야 하는 장기전인데 무엇보다도 저와 비슷한 성향을 가진 사람들과 하면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저희 학교가 인원이 많지 않다 보니 한 다리만 건너면 다들 알 수 있는 친구들이었어요. 그중에서도 저와 가장 잘 맞는 친구들과 함께하고 싶어서 제가 삼고초려를 했죠.(웃음)”

박경원 “언제나 무엇이든 다 같이 하려고 했던 게 우리 팀의 장점이었던 것 같아요. 워낙 해야 할 것들이 많아서, 각자가 맡은 역할이 있긴 했지만 처음 탐방 기획서부터 마지막 보고서까지 한 장 한 장 다같이 의견을 모아서 준비했어요. 넷 중 한 명이라도 없었다면 우리 팀의 대상 수상은 절대 불가능했을 거예요.”

글로벌챌린저 활동 당시의 모습. 왼쪽 사진은 어느 강의실에 네 명의 대원들이 모여 회의를 준비하는 모습으로, 삼각형 모양의 테이블에 네 명이 둘러앉아 각자의 노트북을 보며 보고서를 준비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글챌 워크숍 현장에서의 모습으로, 네 명이 붉은 피케 셔츠인 글챌 유니폼에 청바지를 입고 둥글게 모여서 한 팔만 받친 채 뒤로 누워 다른 한 손으로는 자신의 보고서를 들고 있거나 한 손을 위로 들고 있는 모습이다.

남들과는 다르다! 차별화된 주제 선정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대상을 받은 사막엔딩 팀의 탐방 주제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다름 아닌 ‘사막화’였다. 주제가 사막화라, 사막을 다녀온 걸까 궁금해진다. 하지만 그들은 직접 사막에 다녀오는 대신 ‘사막의 회복을 위한 치료법, 미생물에서 찾다’라는 주제를 선정, 네덜란드와 독일, 프랑스, 영국을 돌아보고 박테리아를 이용한 사막의 회복과 한국형 사막화 방지 시스템 모델을 제시하였다.

조윤제 “우연히 TED에서 한 건축가가 ‘Bacillus Pasteurii’라는 박테리아를 사용해서 모래를 부활시키고 사막 위에 구조물을 세우는 자신만의 이론을 설명하는 강연을 본 적이 있어요. 이걸 우리만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한국 실정에 맞게 바꾸고, 그리고 경제적 가치를 갖도록 재구성해보자 해서 추진하게 되었죠.”

원리는 간단하면서도 획기적이었다. 박테리아가 모래 입자들 사이에 들어가서 탄산칼슘을 만들어내서 모래 알갱이들을 뭉친다. 그러면서 전체적으로 모래가 단단해지는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즉, 무궁한 자원인 ‘모래’를 기반으로 해 친환경적인 ‘박테리아’, 단백질을 분해하면 최종적으로 분해하면 나오는 ‘요소’, 어디서든 구할 수 있는 ‘물’, 이 4가지를 가지고 모래는 단단해져 견고한 토양이 되고 사막 한가운데 구조물을 만들어 사막화 방지에 이바지할 수 있는 기술이었다.
사막엔딩 팀의 해외탐방 모습. 빨간 글챌 유니폼을 입은 네 명의 사막엔딩 팀원들이 어느 연구실에서 현지 연구원의 실험 내용에 집중하고 있다. 하얀색 큰 테이블에 돌을 뚫기 위한 실험 기계가 놓여 있고, 연구원이 이를 잡고 실험을 하고 있다. 사막엔딩 팀원 모두 이 기계를 바라보고 있다.
쉽지 않았을 주제 선정 과정은 어느 팀이나 그랬겠지만, 그럼에도 그들이 선정한 주제는 다른 팀과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었다.

방성제 “저희는 다른 팀과 탐방 성격 자체가 많이 달랐어요. 대부분 다른 조에서는 이미 해외에서 잘 되어 있는 사례들을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도입하자는 주제로 탐방을 계획했다면, 저희가 선정한 주제의 사례는 해외에서 도입하거나 활용된 선례가 전혀 없었거든요. 그래서 저희끼리 자체적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성공적으로 발전시키면 향후 10, 20년 앞을 내다봤을 때 많은 기여를 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을 저희의 탐방 내용에 담았죠.”

김주예 “외국의 선례가 없다는 건 말 그대로 모험이었어요. 도중에 주제를 바꾸자는 얘기도 있었을 정도니까요. 하지만 사막화는 전 세계적인 문제가 되었고, 황폐화된 사막을 회복시키기 위해 누군가는 반드시 도전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했어요. 저희는 이 부분이 진짜 글로벌챌린저가 추구하는 진정한 ‘글로벌 챌린지’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주제를 계속 밀고 나갈 수 있었죠.”

즉, 그들이 해외탐방을 통해서 보여주고자 한 것은 단순히 이미 존재하는 선진 사례를 벤치마킹을 하고 돌아오는 것이 아닌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해내는 도전이었다.
사막엔딩 팀의 해외탐방 도중의 모습. 왼쪽 사진은 Bold Design 회사의 야외 테라스로 보이는 곳에서 네 명의 팀원들이 어느 벽에 기대어 함께 사진촬영을 한 모습이다. 그들이 기댄 벽에는 회색과 분홍색의 크고 작은 직사각형 모형들이 그려져 있고 벽의 바닥에는 ‘사막엔딩’이라는 글씨가 쓰여 있다. 오른쪽 사진은 네덜란드 와게닝건 대학교에서 학교 교수님으로 보이는 외국인과 네 명의 팀원들이 함께 찍은 사진으로, 모두 한 손을 뻗거나 두 손을 뻗는 등 활기찬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열정을 보여준 최종 PT 심사, 그리고 대상이라는 승전보

대상 팀이라고 해서 모든 것이 처음부터 완벽한 것은 아니었다. 처음 탐방계획서를 작성할 때는 작성한 지원서가 첨부용량을 초과하는 바람에 제출 마감 시한을 10분을 남겨놓고 겨우 수정안을 내기도 했고, 탐방에 들어가는 예산을 잘못 세워 우왕좌왕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은 실전에 강한 타입이었다. 면접 결과도 좋았고, 발대식 후 인화원에서 만든 팀 PR 영상에서도 1등을 하면서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그 자신감과 열정을 가지고 최종 PT 심사장에 들어갔다.

김주예 “팀원 모두가 한번 시작하면 어떤 결과가 있더라도 모두 끝까지 최선을 다해보자는 마음가짐이 강했어요. 처음엔 남들보다 늦게 준비를 시작해서 조금 어리바리하기도 했지만 다들 열심히 해보자는 열정으로 마지막 PT 심사에 임했죠.”

박경원 “그때만큼은 정말 모든 걸 다 끄집어내서 보여주자는 마음이었어요. 그래서 질의응답 시간에 심사위원들의 질문에도 서로 답을 하려고 할 정도였고요. 또 저희가 기관을 탐방하면서 박테리아 실험을 통해 만든 돌이 있어요. 그 돌을 보여주면서까지 저희가 제안한 기술의 가능성을 심사위원들에게 어필했어요.”

최종 PT 심사가 끝나고 한 달 뒤, 인생에서 가장 값지면서도 치열했던 여름을 보낸 그들은 결국 꿈을 이루었다. 심사위원들로부터 여행 탐방의 성실성, 주제의 참신성, 향후 구체적인 실행 방향의 가능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고 결국 대상을 수상했다.

조윤제 “처음엔 정말 믿어지지가 않았어요. 대상 팀을 호명하는 순간에도 저는 우리 팀원들이 왜 일어나있는지 몰랐으니까요.”

박경원 “인터넷중계 상부터 수상자가 호명되면서 최우수상까지 왔는데 우리 팀의 이름이 없어서 아쉽다고 생각했었는데… 설마 대상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어요.”

LG글로벌챌린저 2013 시상식에서 사막엔딩 팀이 대상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시상식이 열리는 대강당에서 LG그룹 구본무 회장이 대상 상장을 들고 사막엔딩 팀에게 주기 위해 서 있고, 구본무 회장의 옆에는 상장 수여를 위한 도우미 두 명이 베이지색 정장을 입고 서 있다. 사막엔딩 팀원 모두가 그 앞에서 정장을 입고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이다.
LG글로벌챌린저 대상 수상 직후 사막엔딩 팀이 시상식 무대 위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 사진은 상장과 꽃다발, 트로피와 부상을 든 네 명의 팀원이 카메라를 환해 웃고 있는 모습이다. 오른쪽 사진은 대상의 기쁨을 표현하라는 주문에 각자 상금이 든 봉투를 먹는 시늉을 하고,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며, 얼굴에 손을 갖다대거나 트로피를 머리 위로 올리는 등 매력적인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인터뷰 처음부터 누차 강조했던 것처럼, 그들은 2013년의 글로벌챌린저 활동을 돌이켜 보았을 때 소중한 팀원들과 함께한 것 자체가 대상이라는 결과에 큰 공헌을 했다고 입을 모았다.

김주예 “팀원들의 전공은 각기 달랐지만, 오히려 그래서 서로 더욱 다양한 시각에서 주제에 접근하고 각자의 부족함 점을 보완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또 서로 너무 잘 알고 있고 코드가 잘 맞았다는 점도 좋았죠. 그러니 우리 4명이 아니었다면 이런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없었을 거에요.”

방성제 “대상에서 저희 팀 이름이 불리니까 글챌과 함께 했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더라고요. 사랑하는 팀원들이 너무 잘 따라주어서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사막엔딩, 그리고 LG글로벌챌린저 사랑합니다!”

평소에도, 인터뷰 중에도 서로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사막엔딩 팀. 오랜 시간을 동고동락해온 그들의 모습은 마치 가족 같았다. 글챌은 끝이 났지만, 앞으로도 4명이 LG에서든 혹은 다른 곳에서든 멋지게 활약하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2013 글로벌챌린저를 마치며, ‘사막엔딩’에게 글챌이란?

연보랏빛 셔츠를 입은 방성제 대원이 테이블 앞에 앉아 한쪽 팔을 테이블 위에 올려둔 채 무언가 이야기하고 있다.  방성제

글챌은 ‘우여곡절’이다. 돌이켜보면 지금 여기까지 어떻게 왔을까 싶다. 지나고 나니 기뻤던 순간들도, 때론 서로 속상했던 순간들도 모두 다 기억난다. 글챌이라는 우여곡절 덕분에 나 자신도, 우리 모두도 더 단단해진 것 같다.

김주예 대원이 청색 피케 셔츠를 입고 어느 카페로 보이는 곳에서 옆을 바라보고 있다.  김주예

글챌은 ‘초콜릿 상자’ 같다.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서 검프의 엄마는 어린 검프에게 인생은 초콜릿 상자와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 다음에 어떤 초콜릿을 먹을지는 모르지만, 그럼에도 글챌은 언제나 기대되는 프로젝트였다. 팀원들과 함께하며 한 단계 한 단계 성장해나가는 기분이 들었고, 기분 좋은 일도 많았다.

회색 코트를 입고 줄무늬 티셔츠를 입은 박경원 대원이 테이블 앞에 앉아 턱을 괴고 옆을 바라보고 있다.  박경원

글챌은 ‘재미있었다.’ 학교 특성상 모임도 많고 팀플, 과제에 늘 치여 살지만, 글챌은 다른 모임과 다르게 정말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재미있게 준비했던 기억뿐이었다. 팀원들과 함께한 추억은 아마 평생 남을 것이다.

조윤제 대원이 흰색 티셔츠를 입고 카페 의자에 앉아 한쪽 손을 의자 등받이에 대고 옆을 바라보고 있다.     조윤제

글챌은 ‘YOU’다. 청춘은 내가 생각하는 비전이나 꿈을 고민하고 그것을 위해 길을 찾아야 하는 시기지만 사회적으로 그 여건은 많이 부족한 것 같다. 그런데 글챌이 내게 그러한 틀을 깨주었다. 적어도 나에게만큼은 나의 비전을 확실히 정하고 실질적으로 도전해볼 기회였기 때문에, 글챌은 청춘들에게 있어서 자기 자신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카페의 일자 소파에 앉은 나란히 네 명의 사막엔딩 팀원들이 두 손으로 사랑의 총알을 날리며 카메라를 향해 웃고 있다.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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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홋~!! TED 강연 찾아보는 재미에 푸욱~ 빠져있는뎅..
    글챌 대상팀의 아이디어 출발점이된 영상 찾아봐야겠어욤~ 축하드려욤!!^^
  • 유이정

    멋있어요 사막엔딩 *_* 제가 5월달에 글챌 면접 현장 취재갔었을 때 여자 화장실에서 마주친 두 분! 김주예, 박경원 씨 저를 기억하시는지 궁금하네요 +_+ 그 때 되게 떨리다고 하셨는데, 글챌은 모다? 했을 때 글챌은 박테리아다! 하면서 박테리아 포즈(?)를 취하실 때부터 알아봤어요. 잘 되실 것을! 사막엔딩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힘들고 바빠도 그 순간 그 과정을 즐겨서인 것 같아요. 주제도 정말 참신하고요. 사막엔딩팀의 글챌 후 새로운 비기닝을 응원할게요 ^_^!!
  • 고은혜

    한 분 한 분 능력도 출중하지만, 넷이 모여 이룬 하모니의 승리가 아니었나 생각하게 되었어요. 아무리 제각기 뛰어나도 불협화음은 끝이 좋지 못하듯이요.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결국 대상을 거머 쥔 네 분의 얼굴을 보니 저도 괜히 기분이 좋아지네요! 감사합니다ㅎ
  • 민성근

    포항에서 함께한 인터뷰가 아직도 눈에 선하네요. 탁트인 바닷가 앞 카페에서 오손도손 나눈 글챌의 생생한 이야기란 정말! 방정제님, 김주예님, 박경원님, 그리고 조윤제님까지! 스펙타클했던(?!) 막판 5분전 접수 에피소드까지 ㅋㅋ 정말 재미난 인터뷰였어요. 다시 기사로 보니까 느낌이 색다르네요. 기사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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