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사람을 닮다 – 로봇 공학자 데니스 홍이 전하는 꿈 이야기

데니스 홍이 엘드챌 로고가 쓰여 있는 큰 벽 앞에 서서 팔짱을 끼고 웃고 있다.
군소리 없이 설거지하는 사람, 지치지 않고 축구공을 차는 사람, 심지어 불 구덩이에 뛰어들기를 마다치 않는 사람. 이런 사람은 없을지라도, 이런 ‘로봇’은 있다. 로봇 공학자 데니스 홍은 사람을 위한 로봇을 꿈꾸었다.

사진_김종오(제20기 학생기자/동국대학교)
사진 제공_LG드림챌린저

‘로봇 다빈치’, 데니스 홍

세계적인 로봇 공학자 데니스 홍의 사진이다. 왼쪽은 그의 증명사진이다. 오른쪽은 그가 개발한 로봇과 함께한 사진이다.
미국의 종합일간지 워싱턴 포스트는 그를 ‘로봇계의 레오나르도 다빈치(The Leonardo da Vinci of robots)’라 평했다. (이미지 출처 : RoMeLa www.romela.org)

데니스 홍(홍원서)은 세계적인 로봇 공학자다.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로스앤젤레스 캠퍼스 교수이자 연구실 ‘RoMeLa’의 수장으로 일한다. 그는 오랫동안 사람을 닮은 로봇을 꿈꾸었고, 마침내 사람과 비슷한 로봇이 탄생했다. 그가 개발한 로봇은 축구공을 차고, 싸이의 <강남 스타일>을 따라 춘다.

세계적인 로봇 공학자 데니스 홍과 그와 연구실 <RoMeLa>의 사람들이다.
그와 연구실 ‘RoMeLa’의 사람들. (이미지 출처 : RoMeLa www.romela.org)

데니스 홍, 그가 말하는 로봇 그리고 꿈

2015년 1월 13일 오후 1시, 영등포 하이서울 유스호스텔 지하 1층이 시끄럽다. ‘데니스 홍! 데니스 홍!’ 그가 등장했다. LG드림챌린저를 만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청춘에 전하는 그의 꿈 이야기, LG럽젠이 생생히 담았다.

위 사진은 데니스 홍이 강단에 서서 강연하듯 마이크를 쥐고 한 손을 높이 든 모습, 아래 사진은 강연을 듣고 있는 엘드챌 멤버들의 사진이다.

Chapter 1. 데니스가 탄생시킨 로봇

그의 이름은 DARwIn. 초당 2cm 정도 움직인다. 느리지만 공을 제법 찬다. 40cm 남짓의 작은 체구를 비웃지 말자. DARwIn은 인공지능 로봇이 벌이는 로봇 월드컵, ‘ROBOCUP’에서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로봇이다.

로봇 공학자 데니스 홍이 탄생시킨 로봇 DARwIn OP, 검정 몸체에 파란색 눈을 지녔다.
로봇 DARwIn은 작은 몸집을 지녔다. 주황색 공에만 반응하는 프로그램을 장착했다. (이미지 출처 : RoMeLa www.romela.org)

“로봇이 공을 차서 뭐하겠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맞아요. 로봇이 공을 차서 뭐하죠? 그런데 반대로 생각해보세요. 로봇이 공 하나 차지 못한다면, 사람처럼 축구도 하지 못한다면 청소를 할 수 있을까요? 밥을 지을 수 있을까요? 사람을 구할 수 있을까요?”

로봇은 진화한다. 인명 구조 로봇은 사람을 구하기 위해 탄생했다. ‘DARPA Robotics Challenge’는 재난 구조 로봇을 가리는 대회다. 참가한 로봇에게 길 뚫기, 원자력 발전소 문 앞의 돌 치우기, 사다리 타고 2층 오르기와 같은 8개의 미션이 주어진다. 그가 개발한 로봇은 예선을 통과하고 다음 대회를 위해 준비 중이다.

“인명구조 로봇은 실제 사람과 비슷해요. 1.78m에 67Kg인데요. 예선 두 달 전까지 제대로 걷지도 못했어요. 로봇이 인간처럼 행동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에요. 영화에선 사람처럼 움직이지만, 실제론 핸들 하나 돌리는 데에도 수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하답니다.“

로봇 공학자 데니스 홍이 개발한 로봇이다. 왼쪽은 찰리, 흰색이다. 오른쪽은 사파이어다.
왼쪽은 그가 개발한 로봇 CHARLIE, 오른쪽은 화재 피해 인명 구조를 위해 개발된 로봇 SAFFiR(이미지 출처 : RoMeLa www.romela.org)

영화 속의 로봇은 인간과 매우 유사하다. 달리기를 하거나, 집안일을 도맡기도 한다. 그러나 현실의 로봇은 다르다. 로봇이 사람처럼 행동하기 위해선 수많은 실패가 필요하다. 로봇이 스스로 행동하는 일, 즉 인간처럼 ‘자율성’을 갖는 일은 쉽지 않다. 프로그램을 다시 개발하고, 버그(Bug)를 잡고, 넘어진 로봇을 일으켜 세우기를 반복한다.

“’You can’t always win, but you can always learn.‘ 실패를 거듭하면 힘들어요. 인명 구조 로봇이 핸들 하나 제대로 돌리지 못하고, 버튼 하나 누르지 못할 때 좌절하기 마련이죠. 지친 연구소 팀원에게 이 말을 해주었어요. 우린 거의 매일 실패하지만, 이 실패를 딛고 일어설 수 있어요. 그 실패에 반드시 배울 점이 있거든요.“

실패와 성공의 경계는 희미하다. 성공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끝없는 실패의 연속에서 만난 성공이 그를 만들었다. 그리고 다음 목표로 이끌었다.

Chapter 2. 사람을 위한 로봇

“로봇이 정말 공을 찰 수 있을까요? 로봇이 정말 설거지를 하게 될까요? 로봇이, 정말 사람을 구할 수 있을까요?“

로봇이 사람을 닮아간 이유는 ‘사람’ 때문이었다. 그는 인간을 닮은 로봇으로 세상에 도움이 되고 싶었다.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에게 눈이 되고, 다리가 필요한 곳에 다리가 된다. 심지어 불구덩이에 뛰어들어 사람을 구해올 수 있는, 똑똑하고 용감한 로봇을 만들고 싶었다.

“우연히 시각 장애인의 운전을 위한 로봇을 개발하게 됐어요. ‘Blind Drive Challenge’란 대회였는데요. 돈이 많이 들고, 실현 가능성도 낮은 프로젝트였죠. 그래도 도전했어요. 그리고 성공했습니다. 제 친구 웨스가 로봇의 도움으로 운전을 하게 됐죠. 앞이 보이지 않는데 말이죠! 그가 결승점에 도달하고 눈물을 흘리는 걸 본 순간을 잊을 수 없어요. 저도 정말 많이 울었습니다. “

로봇 공학자 데니스 홍이 개발한 로봇으로 시각장애인들이 자동차 핸들을 잡았다.자동차 운전석에 앉아 환하게 웃고 있다.
시각장애인의 운전에 도움을 준 로봇. 즉, 스스로 운전하는 로봇 덕에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도 자동차 핸들을 잡게 되었다. (이미지 출처 : RoMeLa www.romela.org)

그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꿈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는 로봇으로 누군가를 행복하게 할 수 있음을 경험했다. 그의 다음 프로젝트는 더욱 특별하다. 그의 가장 친한 친구를 위한 도전이다. 그는 지금, 두 다리 없이 수영선수가 된 김세진 군에게 인공 다리 근육을 선물하길 꿈꾼다.

Q&A : 엘드챌이 묻고 데니스가 답하다

눈시울이 뜨거워진 데니스. 그의 꿈 이야기는 마지막을 향하고 있었다. 그와의 짧은 만남이 아쉬운 LG드림챌린저 멘토와 멘티가 질문을 드렸다.

엘드챌 Q 흔히 요즘 젊은이를 ‘쿠크다스(부서지기 쉬운 과자)’로 부릅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가득한 약한 정신력을 비유한 것인데요. 수많은 실패를 딛고 일어설 수 있는 데니스 홍의 힘은 어디서 나오나요?

“두 가지 측면에서 말씀드릴게요. 하나는 개인의 측면입니다. 실패는 누구나 합니다. 다시 일어나기 위해선 ‘동기’가 중요해요. ‘왜 내가 이 일을 하고 있지?’를 진지하게 고민하면 답이 나오죠. 그 동기 때문에 넘어져도 일어나는 거예요. 자신의 꿈의 ‘목적’을 찾는 것, 그것을 믿고 이해한다면 넘어져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꿈의 ‘목적’을 찾으세요. 아주 강하게요. 두 번째는 구조적 문제인데요. 한국 제조업으로부터 ‘혁신’이 부족하단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우리나라는 실패를 하면 다시 일어나기 힘든 구조를 따르고 있어요. 그래서 개발은 안전한 테두리 안에서만 일어나고 있습니다. 혁신은 가장자리에서 일어나는데도요! 실패를 받아줄 수 있는 산업 구조도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엘드챌 Q 로봇 개발에 다양한 시도를 하시고 있어요. 이 원천은 ‘창의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창의력은 무엇이며, 어디서 나오는 건가요?

“창의력은 무언가를 창조하는 거죠. 그런데 무(無)에서 유(有)를 만드는 건 아니에요. 제가 생각하는 창의력이란, 서로 관계없는 것을 연결 짓는 능력이라 생각합니다. 대학원 시절이었어요. 머리를 식힐 겸 공원을 걸었죠. 한 모녀가 벤치에 앉아있더군요. 엄마가 딸의 머리를 땋는 장면을 보았어요. 시간이 흘러 나중에 ‘머리 땋는 형상’을 로봇에 적용했어요. 결과가 괜찮았죠. 이처럼 자기 주변과 관계없는 것을 연결짓는 연습을 많이 해보세요. 생각지도 못한 기발함을 만날 수도 있어요.”

한 엘드챌 멘티가 일어나서 마이크를 들고 데니스 홍에게 질문하고 있다.

엘드챌 Q 데니스 홍 선생님의 인생관이 궁금합니다.

“제 인생관은 ‘행복을 최대화하는 것’이에요. 그러면 제가 언제 행복한지 알아야겠죠? 저는 제가 누군가를 행복하게 했을 때 엄청난 행복감을 느껴요. 그래서 ‘단 한 명의 행복을 위해서라도 로봇을 만들겠다.’는 꿈을 만날 수 있었죠.”

엘드챌 Q 로봇 공학자를 꿈꾸게 한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궁금합니다.

“저는 운이 좋아 꿈을 일찍 발견했죠. 어린 시절 우연히 본 SF영화를 통해 로봇을 동경하게 됐어요. 초등학교 6학년 때 출전한 과학실험대회에 도전했고, 금상을 탔어요. 정말 간절히 원했고, 원하는 결과를 얻었죠. 무언가를 간절히 원하고, 온몸을 다해 성취하세요. 그게 ‘진짜 경험’이에요. ‘진짜 경험’이 쌓이면, 그 경험이 다음 꿈으로 당신을 인도할 겁니다.”

로봇 공학자 데니스 홍과 LG드림챌린저 대원들이 함께 사진을 찍었다. 50명 남짓한 사람들 한가운데 데니스 홍이 있다. 대부분 사람이 손으로 L자를 그리고 있다.
자신의 꿈을 전한 데니스 홍, 그리고 LG드림챌린저 대원들

Mini Interview 1
데니스 홍을 만난 멘토&멘티 : LG 드림 챌린저 6조 멘토 이기훈

LG 드림 챌린저 6조 멘토 이기훈 씨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럽젠 Q 오늘 데니스 홍의 강연을 들은 소감이 어떠신가요?

“그의 인생을 보고, 제 꿈을 향해 진심으로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전 현재 4학년인데요. 이번에 슬럼프를 겪었어요. 내면에 흔들림이 찾아왔죠. 이 강연으로 저 자신을 믿고 노력하면 못 이룰 게 없다는 자극을 받았습니다.”

럽젠 Q 기훈 멘토의 꿈은 뭔가요?

“세계 여행을 떠날 예정입니다. 돌아오는 티켓 없이 떠나려 해요. ‘됐다. 한국으로 돌아가서 내가 원하는 꿈을 이룰 수 있겠다’ 싶을 때 돌아오려고요. 여행을 통해 제 안의 진짜 꿈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 거죠. 사실 이 꿈을 실현할 수 있을지 걱정도 됐던 게 사실입니다. 강연을 듣고 마음 견고히 다지는 계기가 되었어요.”

Mini Interview 2
데니스 홍을 만난 멘토&멘티 : LG 드림 챌린저 4조 멘티 곽우영

LG 드림 챌린저 4조 멘티 곽우영 씨가 오른손으로 파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다.

럽젠 Q 오늘 데니스 홍의 강연을 들은 소감이 어떠신가요?

“데니스 홍 씨를 영상으로만 보다 직접 만나게 돼 영광이었습니다. 저는 법학을 전공하고 있는데요. 로봇 공학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데도, 제 꿈을 다시 생각해볼 좋은 기회였습니다.”

럽젠 Q 데니스 홍의 강연 중, 기억에 남는 말이 있나요?

“로봇 다리 김세진 군에게 인공 다리를 만들어 주겠다는 마지막 목표가 기억에 남아요. 기술을 개발하는 평범한 과학자를 넘어, 나눔을 실천하는 분인 것 같아 감동하였습니다.”

강연이 끝난 후에도 데니스는 한동안 강연장을 떠나지 못했다. 그에게 모여든 엘드챌 멤버들과 사진을 남기기 위해서다. 간신히 강연장을 빠져 나온 그에게 귀한 시간을 요청했다. 그를 직접 만나지 못한 LG럽젠 독자를 위한 데니스 홍의 한마디!

“LG럽젠 독자들! 안녕하세요, 데니스 홍입니다. 여러분도 자기 꿈을 찾고, 좇고, 그 꿈을 이루세요. 데니스 홍이 언제나 응원합니다. 파이팅!“

데니스 홍이 엘드챌 로고가 쓰여 있는 큰 벽 앞에 서서 팔짱을 끼고 웃고 있다.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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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앗, 이분은 로봇공학계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LG드림챌린저를 통해 이분을 만난 많은 분들이 좋은 에너지를 많이 받으셨을것같아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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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예

    저도 그 중 한 명이랍니다~ 긍정적인 에너지, 근성, 열정이 느껴지는 분이었어요

  • 꿈이있었기에 인생의 터닝포인트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댓글 달기

    이지예

    맞아요~ 그의 터닝 포인트 인상깊게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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