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균 ┃다른 도약을 기리는, 화장하는 남자

만약에 당신의 친구, 또는 남자 친구가 화장을 한다면? 화장하는 남자에 대한 시선이 이전에 비해 바뀌긴 했지만, 여전히 거부감을 표시하는 사람도 있다. 그는 이런 편견을 훌쩍 뛰어넘어 화장하는 남자로 파워 블로거가 되고 <화성인 대 화성인>이라는 케이블 TV에도 출연했으며 얼마 전엔 화장하는 남자를 위한 책도 펴냈다.

화장하는 남자? 일종의 자기관리!

그는 원래 공대생이었다. 그러던 그가 화장의 세계에 갑자기 눈을 뜬 이유는 뭘까? 원래 그는 화장품을 만들고 싶은 마음에 화학과에 진학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화장품을 설명하고 직접 화장하는 것이 좋아 광고 홍보학과로 전과했고, 부전공으로 뷰티 디자인학과를 선택했다. 여자 형제가 있어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닐까 의심했을 때, 뜻밖에도 그는 남동생이 있다고 했다.

전 제가 화장에 특별히 관심이 있는지 몰랐어요. 중학생 때부터 가방 속에 파우치를 넣고 다녔지만요. 남학생들은 학창시절 때 운동장에서 땀을 흘리면서 축구를 많이 하잖아요. 친구들이랑 축구를 하고 다 같이 세수할 때, 파우치 안에 폼 클렌징을 넣고 다니는 사람이 저밖에 없더라고요. 그때 알았죠. 아, 내가 좀 다른 거구나.

축구와 화장, 서로 다른 두 단어를 공유하는 그는 자기도 모르는 관심사를 서서히 알게 된 경우. 그는 이런 이질적인 면에 대해 OX로 판단하는 이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전 화장하는 것도 일종의 자기관리라고 생각해요. 옛날에 화장은 천박한 걸로 인식되었대요. 그러다가 신여성들이 하고 점차 익숙해지면서 일반 여성에게도 번진 거죠. 메이크업 과에 남자는 저 혼자였어요. 그러다가 남자 후배가 3명 정도 들어왔는데 그 중 한 명은 스모키 화장을 하고 다녀요. 저는 그 후배를 정말 예뻐해요. 남의 시선에 얽매이지 않는 점이 좋거든요.

섬세함 속에 담긴 강한 내공

그의 행보를 보니, 그 역시 남의 시선에 얽매이지 않는 듯했다. 일례로 원주가 고향인 그는 원주에 드문 ‘에뛰드 하우스’에서 꽃분홍색 앞치마를 매고 1년간 판매원으로 일할 기회를 얻은 적이 있다. 마스카라를 직접 눈에 시험해달라는 짓궂은 손님의 요청에도 흔쾌히 응할 만큼의 내공은 자연스럽게 쌓이게 되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어머니께 토익 학원에 다닌다고 학원비를 받고선 피부 관리사 학원을 다닌 적도 있다. 수강생 중에 홀로 남자였기에, 웃지 못할 상황도 많았다. 상반신을 탈의해야 하는 시험 때문에 자신의 남자인 친구를 데려왔던 것. 그에게 가장 좋았던 순간을 묻자, 주저 없이 피부 자격증을 땄을 때라고 한 연유도 이런 에피소드의 과정 덕분이었다. 물론, 많은 주변 사람이 반대한 만큼의 환희도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제가 항상 친구들한테 하는 말이 “하고 말해.”에요. 전 일단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바로 행동으로 옮기죠. 물론 실패도 해요. 하지만 시도한 일이 확률적으로 ‘10’이라면 그 중 낭패 본 일은 ‘1’이에요. 그래도 안 하는 것보단 해보고 후회하는 게 나으니까요.

얼마 후 어학연수를 갈 거에요. 이런 생각이 들자마자 구입한 지 3달밖에 안된 중고차와 카메라를 팔았어요. 화장품을 좋아해서 관련된 일을 했는데, 지금 와보니 제가 할 수 있는 영역이 한정되어 있더라고요. 한가지만 파서 낭패한 경험이라고 할 수 있죠. 대학생 때 많은 것을 시도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그래야 더 좋아하는 걸 찾을 수 있고, 가능성도 넓힐 수 있으니까요.

인터뷰 내내 넉살 좋은 웃음과 선한 눈매 뒤에는, 다른 사람의 시선 따위엔 조금도 흔들리지 않은 의지가 굳게 자리 잡고 있었다. 신념과 용기로 가득한 자존심으로 열린 그의 길, 추호도 의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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