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캠퍼스의 ‘불편한 진실’

왜 이러는 걸까요?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가르치는 캠퍼스에서 ‘학생이 뭘 알기나 해?’하는 학교 측의 일방적인 태도, 이 ‘불편한 진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술 마신 자에게는 장학금을 주지 않겠노라
현대판 캠퍼스 금주령

지난 26일, 한국외대 게시판에 공지 하나가 붙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교내 음주문화 개선 선언’이라는 제목으로 학교 측이 붙인 이 글은 이른바 ‘캠퍼스 금주령’이었다.

시작은 올해 5월이었다. 정부가 ‘주폭과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캠퍼스 금주령이 논의되기 시작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르면, 내년 4월부터 법안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에 한국외대는 앞장서 ‘캠퍼스 내 면학 분위기 조성을 위해 주점 설치를 불허’하기로 했다. 학교 측은 이를 어길 경우 해당 학과에 배당한 장학 금액을 삭감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이에 반발한 일부 학과가 학교 측의 선언을 무시하고 주점을 열었으나, 결과는 학과 대표 징계위원회 개최로 되돌아왔다.

캠퍼스 금주령 자체에 대해 대학생의 의견은 분분하다. 건전한 대학문화를 주장하는 찬성 측과 학생의 자치권을 주장하는 반대 측이 팽팽히 대립하는 상태다. “배우는 곳에선 배우고, 마시는 곳에서는 마시면 된다. 배우는 곳에 마시는 곳이 들어서는 것은 좋아 보이지 않는다.(최 모양, 숙명여대)”라며 찬성하는 이도 있지만, “(남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잘 정리하면 교내에서 성인이 술 마시는 걸 굳이 통제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이 모군, 중앙대)”라며 반대하는 이도 있다.

양측의 논리를 들어보면, 바로 한 쪽 손을 들어 주기가 매우 어렵다. 그러나 모든 학생이 외대 사건에서 공통으로 지적한 부분은 학교 측의 ‘일방적인 태도’였다. 학교 측이 학생과 충분히 사전 논의가 되지 않은 채 이런 밀어붙이기식의 대처는 도가 지나쳤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술을 마시지 못해 화가 난다기보다는, 이의 과정에서 학생의 의견이 처절히 배제되었다는 것. 한국외대 총학생회는 페이스북을 통해 “축제 교비가 나올 때까지, 학생들의 자치권을 보장받을 때까지 멈추지 않고 학교에 더 큰 행동으로 맞서겠다.”라고 밝혔다.

학과도 리폼 되나요?
학과 구조조정 논란

서경대 국문과, 철학과가 합쳐져 문화콘텐츠학부 된다고 합니다. 학생들 몰래 추진했습니다. 실용을 위한다면, 학문의 바탕이 있어야 합니다. 이것은 학문의 근본을 없애는 일입니다. 제발 도와주세요.
_ 서경대 학생이라고 밝힌 한 트위터리안(@Korean_1009)의 글

경기 불황에 구조 조정을 나선 것은 기업뿐만이 아니다. 캠퍼스에서는 매년 칼바람이 불고 있다. 올해 5월, 서경대학교는 국어국문학과, 철학과를 문화콘텐츠 학부로 통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캠퍼스 내에서는 시위가 일었고, 이에 토론회가 열렸다. 그러나 이미 모든 것은 정해져 있었고, 토론회는 단순히 학생들에게 선언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학생들의 반대는 무척 심했지만, 결국 내년에는 예정대로 문화콘텐츠 학부 신입생이 입학할 예정이다.

학과 구조 조정은 한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다. 취업률 등을 핑계로, 매년 대학가에서 끊임없이 나오는 이슈다. 작년 9월, 중앙대학교 가정교육과는 강제 폐과됐고,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역시 강제 폐과 위기에 처했다가 학생들의 거센 반발로 위기를 모면했다. 이처럼 구조 조정의 주된 타깃은 타 과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취업률이 낮은 인문 계열과 사범 계열이다.
폐과라는 극단적 선택 대신, 일부 학교에서는 학과 개명을 선택하거나 기존 유사 소수 학과의 통합을 추진하기도 한다. ‘문화’, ‘글로벌’과 같은 단어를 넣거나, 소수학과 통합을 추진해 신설학과로의 변신을 꾀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빛 좋은 개살구나 다름없어 보인다. 신설 학과 역시 이름만 다를 뿐, 기존 커리큘럼과 거의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기술과 실용성 위주의 학내 정책이, 학문 연구라는 대학의 본 취지에도 부합하는지도 역시 의문이다. 해당 학과 학생들의 반발은 매년 더욱 심해지지만, 학교 측은 ‘대학 경쟁력 강화’라는 이유를 내세우고 있다.

럽젠은 바란다. 최소한의 예의를, 대화를.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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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ㅠㅠ안타까운 대학의 현실을 반영한 기사네요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건만 최소한의 소통도 되지않으니....
  • lyn1130

    어느학교든 문제가 하나씩은 있는 듯 해요 정말 이건 소통의 문제! 인것 같은데 소통을 하려하지 않으니... ㅠㅠ
  • 와 정말 좋은기사에요
    정말 소통을 하려고 하질 않으니..참..
  • 안지섭

    어느 학교나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다만 그것이 수면 위로 올라오지 못할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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