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여대생 C의 캠퍼스 24시

학생 says : 대체 총학생회가 하는 게 뭔데?
총학생회 says : 총학생회가 하는 사업에 관심이 있어본 적이 있어?
총학생회 says : 왜 학생들은 고생하는 우리를 몰라주는 거야?
학생 says : 학생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본 적 있어?
고부 갈등만큼 은근하고 매섭다는 학생회와 비 학생회의 괴리감. 지금, 총학생회를 향한 불편한 시각에 대해 생각해볼 시간이 왔다. 역지사지의 자세로.

대학교라는 큰 울타리에서 모든 학생을 대표하는 총학생회. 나, 여대생 C는 투표만 끝나면 사라지는 그의 존재가 늘 의문점이었다. 그런데 어디선가 들려온 희소식 한 편. 총학생회가 교내 학생의 복지를 위해 그림자처럼 많은 일을 하고 있다는데•••.

11월 22일 오전 8시 30분┃총학생회 유세? 귀.찮.다.

혹시 지각이 아닐까? 1교시가 시작하기 30분 전, 난 평소라면 누구보다도 느긋하게 오를 학교 후문 언덕을 여러 학생을 제치며 뛰어올랐다. 소음도 무시한 채 전공수업이 있는 건물로 들어서려는 찰나, 누군가가 붙잡는다. “안녕하세요 문과대 학우님, 저희는•••”으로 시작하는 이 말투. 어제도, 그저께도 들었고 내일도 들을 총학생회 후보 선거유세이다. 이제는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다. 총학생회가 나를 대표하여 내 권리를 보장해준다고 하지만, 누가 당선되든 나에게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을까? 별로 크게 신경 쓰고 싶지 않다. 후보등록을 위해 사인을 해달란 말에 공약도 보지 않은 채 급히 사인하고 계단을 올랐다.

11월 22일 오후 12시 40분┃프린트와 복사를 도와주는 학생회관 서비스

강의실에 들어가 보니 과제를 걷고 있었다. 아차, 오늘 과제 제출일이었지. 다행히 수업 끝난 이후에도 연구실로 찾아오면 과제를 받아준다는 교수님 말씀에 안심했다. 끝나자마자 난 학생회관으로 빠르게 달려갔다. 일단 이곳에서 간단히 햄 치즈샌드위치로 점심을 해결한 다음 위층에 올라가서 프린트하고 보관용으로 복사까지 했다. 나처럼 인쇄물 출력이 필요할 때 무료로 인쇄와 복사를 가능하게 한 주인공은? 바로 총학생회다. 이렇게 급할 땐 어찌나 고마운지!

11월 26일 오후 3시┃정확한 강의 평가로 과목 선택에 편의를

수업을 마치고 컴퓨터실에 갔다. 벌써 오늘부터 내년 수강 신청할 과목의 리스트가 뜨기 때문이다. 이번 학기에는 반드시 원하는 수강 신청을 하리라 결심하며 개설된 강의 목록을 훑었다. 나의 눈길을 끄는 재미있는 과목명을 발견했다. 과목명은 그럴듯한데, 이번 학기 수업 시간에 뒤통수를 맞은 일이 오버랩됐다. ‘놀이와 여가’란 강의명이었는데, 과제가 많아 여유 부릴 시간조차 없었다. 이번에는 강의평가 사이트를 이용해서 ‘낚이지’ 말아야지. 이번에 새로 생긴 우리 학교 강의평가 사이트에 들어가니, 관심 있던 <000 교수님의 심리학 이해>에 대한 댓글이 쭉 나열됐다. 이 강의에 대해 ‘이를 들으면 한 학기 내내 인간의 심리가 아닌 뉴런에 대해선 잘 알게 될 것’이라는 댓글을 보고 주저 없이 선택하지 않았다. 강의 평가 사이트의 조언에 따라 점심시간을 확보한 일명 ‘주 4파’ 시간표가 완성됐다. 얏호!

2월 3일 오후 2시┃주말의 놀이문화와 빵빵한 플러스 강의까지


이번 주말에 학교 동아리 친구들과 야구장에 가기로 했다. 총학생회에서 이번 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넥센 vs 삼성 경기에서 학생증만 제시하면 공짜로 입장하는 이벤트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미리 과제를 해두기 위해 열람실에 가려고 했지만, 무거운 전공 책과 사전이 발목을 잡았다. 넷 북도 가져오지 않아서 열람실에 가면 과제를 하기 어려울 듯한 그 순간, 강의실 앞에 붙은 시간표가 눈에 띈다. 총학생회에서 교양관에 있는 강의실마다 공강 시간표를 붙여 자유로이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준 것. 그뿐이 아니다. 이어 초미의 관심사인 명사 특강도 듣게 되었다. 총학생회가 주최한 김태호 PD의 강연회를 들으며 나의 미래에 대한 설계를 다시 하게 됐다.

12월 14일 오후 9시┃뱃속까지 달래주는 진정한 화신


졸음을 참느라 ‘원샷’한 자판기 커피로는 역시 간의 기별도 차지 않았다. 자꾸 배에서 소리가 난다. 책장을 넘기며 소리를 막아보려고 하지만 역부족이다. 옆 사람이 들었는지 킥킥댄다. 배고프다고 문자를 한 순간, 친구가 지금 총학생회에서 기말시험을 공부하는 학우를 위해 야식 행사를 펼친다는 속보를 전했다. 재빨리 줄을 서서 ‘득템’ 성공!

집으로 돌아오는 길, 그동안 무심했던 총학생회에 대해 미안한 마음이 엄습한다. 총학생회 덕분에 과제도 제때 제출하고, 주말엔 친구들과 야구장도 가면서 여가도 즐기고, 강연회에서 한껏 자극을 받아 새 목표도 새우고, 야식의 힘을 빌려 다시 공부하고••• 총학생회가 이리도 가깝고 고마운 존재였다니. 이제부터는 총학생회의 목소리에 좀 더 귀 기울여야겠다. 편리하고 윤택한 대학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은 나도, 총학생회만도 아닌 ‘우리’여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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