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사람 소통법

강의명 사람이 사람에게
강사명 김제동
강의 일시 10월 28일 화요일 오후 3~5시
강의 장소 부산대학교 10•16 기념관

그의 말은 유쾌하면서도 진지하다. 진지하면서 따뜻하다. 따뜻하면서 편안하다. 아마도 그의 말에는 마음을 동하게 하는 ‘진심’이 묻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리 씻어도 씻기지 않는 진한 사람 냄새의 황제, 바로 김제동이다.

‘서래마을 얼짱’이라 불리는 김제동. 그가 머나먼 부산까지 오게 된 사연은 이렇다. 지난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콘서트가 열리던 5월, 경남 지역에서는 마땅한 장소를 찾지 못하고 가슴 졸이고 있을 때 부산대학교에서 흔쾌히 자리를 내어주어 무사히 콘서트를 마칠 수 있었다. 그 고마움에 부산대 학생을 위해 강연하겠다는 약속을 했고 이 의리파 사나이는 가을날 다시 그곳에서 학생들과 재회했다. 다시 찾아준 것만도 고마운데, 이야기꾼 김제동은 ‘사람이 사람에게’라는 선물을 들고 찾았다.

대화란 한 곳에 모여서 서로 알아가는 것

사람은 사람과 대화하며 울고 웃는다. 그렇게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하고 살아가고 있다. 그렇다면 대화는 무엇일까?

대화는 영어로 ‘conversation’인데 ‘conver’와 ‘sation’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conver’는 함께 라는 의미, ‘sation’은 ‘t’를 살려주면 ‘station’, 역이라는 의미가 됩니다. 대화란 함께 역에 모이는 것입니다. 한곳에 모여서 서로를 알아가는 것입니다.

하지만, 대화는 너무 어렵다. 특히 좋아하는 사람 앞에 서면 떨리고 많은 사람 앞에 서면 불안하다. 그 이유는, 대화는 편안함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상대방에 대한 신뢰와 믿음이 있어야 대화가 편안해진다.

부모님을 웃기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부모님 앞에서는 부담 없이 이야기하기 때문이죠. 그 어떤 부모도 자식이 웃기지 않은 이야기를 했다고 쫓아내거나 호적에서 파버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편안하게 이야기하고 유머를 할 수 있죠.

두려움을 거둘 때, 소통은 자유로워진다

그렇다면 대화를 잘할 수 있고 덤으로 유머까지 얻는 방법은 간단하다. 이 두려움, 떨림을 제거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이야기를 할 때, 불안함을 주체할 수 없을 때 우리는 어떻게 두려움을 없앨 수 있을까?

마이크를 켜고 끌 줄 알면 됩니다.

단순한 이 말 속에는 깊은 비밀이 숨겨져 있다. 사람은 익숙하지 않은 것을 만나면 두렵다. 그렇기에 먼저 마이크가 무엇인지, 어떻게 켜고 끄는지를 알면 두려움이 한층 걷힌다.

그리고 숫자에 기죽을 필요가 없습니다. 한 사람과 대화한다고 생각하세요. 한 사람에게 통하는 말은 열 사람에게 통하고, 백 사람에게, 천 사람에게도 통합니다. 이것을 가능하게 소리를 전달해 주는 것이 마이크입니다.

사람을 움직이는 대화, 그 열쇠는 진심
그래도 한 가지 다른 점은 기억해야 한다. 시선은 한 명에게 두면 안 된다. 시선을 골고루 보내야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진심’이다. 그 어떤 의사소통능력보다 진심이다. 그런 의미에서 김제동이 꼽는 대한민국에서 사회자 역할을 가장 잘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유재석?, 강호동?, 손석희?

동네 이장님입니다. 그분들은 어떤 교육이나 훈련은 받지 못했지만, 진심으로 이야기합니다. 동네에 일이 있을 때마다 마을회관에서 홀로 마이크를 잡고 동네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합니다. 그 속에는 내용전달과 감성표현 모두 담겨 있습니다.

그가 추천하는 또 하나의 방법은 사람들에게 두렵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다. 솔직히 고백했다고 돌을 던질 사람은 없다. 자리를 떠날 사람도 없다. 떨리는 것을 숨기려 하기에 더욱 두려워진다. 또 진실을 포장하면 거짓이 된다. 진심, 사람을 좋아하는 것이 비결이다. 싫어하는 사람을 웃기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다. 사람을 좋아하면 웃기고 싶고, 결국 웃기게 된다. 바로 거기서 편안함이 나온다. 그런 의미에서 다른 사람이 유머를 하면 그것은 당신을 좋아한다는 의미이므로 진심으로 받으라고 그는 귀띔하며 신용복 선생의 말을 빌려 강연을 갈음했다.

 

거창하고 좋은 말 백 마디를 하는 사람보다 술자리에서 말없이 삼겹살을 굽고 있는 사람의 표정이 훨씬 더 많은 것을 얘기해준다.

강연이 끝난 뒤 돌아가는 길, 어느 후미진 포장마차에 앉아 오랜 벗과 함께 달빛을 안주 삼아 대화를 나누고 싶노라고 강연의 파고가 휘몰아친 마음이 속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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